SK텔레콤, KT·LG유플러스 제치고 '5G 중간요금제' 선제공격 나선 속사정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SK텔레콤(이하 SKT)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데이터 구간 다양화에 나섰다. 또한 데이터 사용량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청년·시니어 전용 요금제를 선제적으로 출시해 통신비 부담을 완화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내용의 SKT 요금제 개편안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승인을 얻었다. 이에 따라 SKT는 이달 말부터 새 요금제를 차례대로 출시할 방침이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선보인 5G 중간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20GB대에 불과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요금제는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던 50GB를 충족하는 점이 포인트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5G 중간요금제 세부내용을 구체화 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LTE에서 5G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고객 편의성 제고, 건전한 경쟁 효과까지 추구할 방침이다.
■ 24GB 기본 데이터에 옵션 추가…5G 중간요금제 ‘숙제’ 해결
이번에 SKT가 선보인 5G 요금제 개편안은 고객이 직접 옵션을 설계하는 5G 중간요금제 4종류를 비롯해 시니어 요금제 3종, 청년 요금제 18종 등 총 25종이다. 이에 따라 SKT 5G 요금제는 기존 20종에서 45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고객 선택권이 넓어진 것은 물론 스마트폰 이용 패턴에 맞춰 데이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정부도 통신요금 완화에 따른 민생경제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T는 오는 30일 5G 시니어 요금제를 시작으로 5월 5G 중간요금제, 6월 5G 청년 요금제 순서로 새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5G 중간요금제가 고객이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요금제로 진화한 점이 눈에 띈다. SKT가 지난해 8월 선보인 5G 중간요금제는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기가바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 ‘베이직플러스’다.
월 통신요금이 6만원 아래로 내려온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국민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 26GB에 못 미쳐 불만이 일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 역시 50~100GB 구간으로 5G 중간요금제가 확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에 SKT는 기존 5G 중간요금제 베이직플러스에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옵션 4종을 추가했다. 선택 가능한 옵션은 △월 3000원에 13GB 추가 △월 5000원에 30GB 추가 △월 7000원에 50GB 추가 △월 9000원에 75GB 추가 등 4종이다.
즉 6만2000원에 37GB, 6만4000원에 54GB, 6만6000원에 74GB, 6만8000원에 99GB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5G 중간요금제 숙제였던 50~100GB 구간 확대까지 모두 풀어냈다.
보다 슬기롭게 요금제를 설계하려면 본인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참고하면 된다. 사용량이 평균 50GB정도 되는 고객은 베이직플러스(24GB) 요금제에 30GB 옵션을 추가하면 된다.
무엇보다 옵션은 고정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1회성으로 선택할 수 있어 편리하다.
■ SKT 중간요금제 모델, 실적 부정적 영향 제한적일 것
데이터 사용량이 다른 연령대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만 65세 이상 시니어를 위한 월 4만원대 5G 요금제를 선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먼저 ‘5G 시니어 A형’은 만 65세부터 69세까지 이용 가능하며 월 4만5000원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한다. 월 4만4000원에 9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B형’은 만 70세~79세를 대상으로 한다. 월 4만2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C형’은 만 80세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다.
SKT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데이터 사용량이 적어지는 추세를 반영해 만 65세, 70세, 80세로 나눠 월요금과 데이터 제공량을 다양화 했다.
5G 시니어 요금제는 선택약정할인과 기초연금수급자 복지감면, 결합할인도 중복 적용된다. 5G 시니어 C형 기준으로 선택약정할인과 복지감면 혜택을 적용하면 월 요금은 1만9395원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온가족할인 30%를 추가 적용하면 9447원에 5G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SKT는 또한 오는 6월 1일 만 19~34세 청년의 데이터 이용패턴을 고려해 일반 5G 요금제 대비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한 5G 청년 요금제 11종과 5G 청년 온라인 요금제 7종을 선보인다.
일명 ‘0(영) 청년 요금제’는 기존 5G 일반요금제, 5G 온라인 요금제와 월정액 수준은 같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20~50% 확대됐다. 해당 연령대가 데이터를 친구과 나눠쓰거나 노트북, 태블릿에 연결해서 쓰는 점을 고려해 공유·테더링 한도도 통합해 확대 제공한다.
청년층 해외여행 수요를 감안해 로밍 이용료를 50%를 할인해주며 영화 관람, 카페 등 선호업종 할인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SKT는 0청년 요금제 출시로 만 34세 이하 고객 600만명 이상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G 중간요금제 첫 출시 당시에는 통신사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됐다. 다만 이번에 SKT가 선보인 모델은 오히려 고가 통신요금으로 이동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G 중간요금제(기본 데이터 제공량 30~100GB)는 간접적인 요금 인하로 인식되지만 실제 SKT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촘촘한 구간 세분화로 오히려 기존 이용자들이 요금제를 업그레이드하는 효과와 LTE에서 5G로 전환화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고가에서 중저가 요금제로 다운그레이드 폭을 낮추는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T의 5G 중간요금제 출시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고 평가하면서 “소비자의 데이터 사용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옵션 4종을 월단위로 충전해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요금제 하향·상향 수요가 활발하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