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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더 좁아진 코인마켓, 영향력 축소‧경쟁력 저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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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춘 기자
입력 : 2023.03.21 07:26 ㅣ 수정 : 2023.03.21 07:26

지난해 하반기, ‘침체 직격탄’ 코인마켓 영업적자 확대
안전성‧경쟁력 제자리, 원화 시장 진입 벽 여전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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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가상자산 간 거래만 지원하는 코인마켓 거래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21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19조4000억원으로 상반기(23조원)에 비해 약 16% 감소했다.

 

시가총액 뿐 아니라 거래규모도 일평균 기준으로 3조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5조3000억원보다 43% 줄었고 총 영업이익도 1274억원으로 80%(4980억원)나 감소했다.

 

이는 가상자산 침체기,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본격화된 지난해 양상을 그대로 반영한 수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중심으로 각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의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부정적 사건으로 시장 신뢰가 하락하며 코인 시장 약세는 지속됐다. 

 

FIU는 지난 5월에는 테라-루나 사태, 6월 셀시우스 및 쓰리애로우, 11월  FTX(11월) 등 주요 글로벌 가상자산 업체의 연쇄 파산 등 위기가 이어졌고 국내에서도 위믹스 허위 유통량 공시 문제 등으로 투자자 신뢰 문제가 불거진 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국내 거래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원화마켓과 코인마켓간 불균형은 확대됐다.

 

■ 가상자산 시장 타격...원화-코인 마켓 불균형 '확대'

 

원화마켓 시가총액은 18조8000억원으로 비중이 97%에 달한다. 이에 반해 코인마켓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6000억원으로 3%에 불과하다. 이는 상반기와 대비해서도 1%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원화마켓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22조1000억원으로 전체 중 96%를 차지했다. 코인마켓은 9000억원으로 전체에서 4%를 차지한 바 있다.

 

거래액 차이도 여전히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원화마켓의 일평균거래액은 5조2200억원에서 2조94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6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코인마켓의 수익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체 거래 규모 중 고작 2% 수준에 불과한 일평균거래액은 300억원에서 200억원 규모로 축소됐고 영업적자 규모는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FIU에 신고된 가상자산 사업자 총 27개사 중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한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개 뿐이다. 반면 코인 간 거래만 중계하고 있는 코인마켓 거래소는 22개사에 달한다.

 

원화마켓 5개사가 전체 시장의 99%를 장악하고 22개사가 차지하는 시장 규모는 0.5%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FIU조사에 따르면 업계 선두권인 업비트와 빗썸을 제외한 26개 거래소 모두 적자를 보고 있다. 이 중 3곳의 원화마켓을 제외한 대부분은 코인마켓이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구조적 문제로 원화마켓과 격차 좁히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규모나 영업이익 등 실적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현금성 자산으로 거래하는 원화마켓을 더 선호한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시장 가치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투자 수단으로서 안정성이 떨어진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통된 가상자산의 종류는 중복지원을 제외하고 총 625종인데, 이 중 국내 특정 거래소들만 단독으로 상장한 코인이 무려 62%인 389종에 달한다. 

 

이 중 지난해 하반기 코인마켓 내 거래되는 가상자산 중 단독상장 코인 비중이 시가총액이 90%에 달했다.

 

게다가 코인마켓 거래소 단독상장 코인 총 201개 중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94개(47%)는 ‘시가총액 규모 1억원 이하’의 코인이다.

 

FIU는 단독상장 코인의 경우 유동성이 한 거래소 쪽으로 몰려 다른 거래소에도 거래되는 중복고인에 비해 자금세탁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규모 1억원 이하의 코인의 경우 비트코인 등 메이저코인에 비해 유동성 부족과 급격한 가격변동에도 유의해야 하는 등 투자 리스크가 크다.

 

■ 안전성 등 경쟁력 강화 위한 인프라 구축 '제자리'

 

거래 안정성 강화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거래업자 종사자수는 총 2093명으로 같은해 6월보다 48명이 증가했다. 원화마켓의 경우 평균 272명, 코인마켓은 33명에 불과했다. 평균 종사자수 기준으로 원화마켓은 지난해 상반기대비 12명이 늘었지만 코인마켓은 3명이 도리어 줄었다.

 

특히 실명계좌 확보 등 거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 확보도 더디다. 자금세탁방지(AML) 업무 관련 인원은 총 298명으로 지난해 6월말보다 32명 늘었다. 원화마켓은 평균 29명으로 상반기 대비 4명 증가했지만 코인마켓은 7명으로 동일했다.

 

이렇다 보니 코인마켓의 원화 거래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추고 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

 

이들 중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만이 가상자산을 원화로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실명계좌를 발급하기 위해선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격조건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특금법 시행 이후 올해 고팍스가 추가된 이후 원화마켓 신규유입은 없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대다 가상자산 거래 리스크에 대한 금융권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확보하는게 더욱 까다로워졌다.

 

이 같은 불균형 문제로 일부 원화마켓 거래소의 ‘과점’ 현상이 국내 거래시장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원화 거래 진입 장벽을 낮춰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플라이빗·포블·프로비트·지닥·플랫타이엑스·BTX·에이프로코리아·오아시스·비블록 등 각 사가 모여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XA)’를 출범했다. 원화마켓 거래소 단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닥사)의 대응격 조직이다.

 

이들은 “현재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 권한을 제한하는 시장의 독과점”이라며 “독과점이 생긴 가장 큰 원인은 제한적 은행 실명계좌 발급 때문”이라며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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