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FOMC 임박, 보수적·관망세 코스피...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0일 이번주(20~24일) 국내 증시 흐름이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살아나진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이 금융시장 보유자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시장의 우려 또한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관측과 함께 업계는 이번 연준이 긴축 속도를 한 템포 늦춰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뒀다. 은행 리스크 확산 여부도 향후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다. 미 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에 이어 은행권 위기가 확대된다면 증시 하락 재료로 작용할 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강하겠지만 뉴스 플로우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수 있어, FOMC 이후 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극단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면 3월 FOMC에서 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3월 FOMC 연준 선택은...시장은 ‘베이비스텝’ 가능성에 무게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23일 오전 3시에 예정된 FOMC가, 당장 은행 위기 방어에 초점을 둬야 하는 회의로 중요한 이벤트다. 일단 국내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번 3월 FOMC에서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점쳐졌다. 현재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관심은 은행권 리스크 이후 어느 때보다 커졌다.
투자자들은 최근 발생한 은행권 위기가 부각된 상황에서의 연준 입장에 대해 주목했다. 실제로 제롬 파월 의장 발언에 따라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크게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과 함께 금융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국내외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현재 3월 FOMC 0.25%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은 80%고 금리 동결 확률은 20%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고, 노무라증권은 아예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시했다.
SVB 파산과 예상보다 높지 않은 2월 물가지표 발표 후 큰 폭의 금리인상 우려가 멀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를 거치면서 리스크 관련 지표들이 완화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그 이전까지는 대외 불확실성 속 매수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시 "3월 FOMC에서 관건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시장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여부"라며 "FOMC에서 발표될 점도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은행권 리스크 위기...불안감 해소 언제될까
스위스계 대형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는 등 SVB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자 투자자들은 당분간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마디로 SVB 사태는 그동안 없었던 금리 동결 확률(16.6%. 3.17일 기준) 가능성이 나오게 하고,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다시 생기게 했다. 다행히 은행 리스크에 직면한 미국과 스위스 등 정부들의 대응조치가 과거에 비해 확연히 빠른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정부들의 조치는 개별 은행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할 가능성은 작지만, 은행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중 부실이 어디서 얼마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대형 은행들의 지원에 반등한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가 하루 만에 33% 내려앉았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앞서 11개 미국 대형은행으로부터 300억 달러를 지원받았으나, 회사가 배당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불안이 고조됐다.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지난주에만 72%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가 은행 리스크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은 디스인플레이션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간으로, SVB 사태로 펀더멘탈과 괴리가 커진 주가 하락을 투자 기회(디스인플레이션 수혜 대상: 미국 기술주 인덱스 및 경기민감섹터: IT, 경기소비재, 성장주: 배터리&전기차, 반도체, 바이오)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6일~10일) 코스피는 전주(2,394.59) 대비 1.10포인트(0.05%) 오른 2,395.69에 마감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SVB의 파산 여파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주 후반 낙폭을 만회하면서 전주 대비로는 소폭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00~2,45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80원~1,340원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FOMC 비둘기파적 발언 기대와 중국 리오프닝·경기부양 기대감을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은행 위기 확대 가능성 등이 거론됐다.
NH투자증권은 관심을 가져야할 업종으로 철강과 비철금속, 화장품·의류, 신재생 추천했고 삼성증권은 SVB 파산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시장이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주목되는 섹터로 반도체 업종을 지목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경우 반등 국면에서 이차전지주가 급락하고 반도체주가 오르고 있다"며 "최근에 많이 오른 배터리보다는 반도체를, 성장주에서는 소외된 바이오와 인공지능(AI), 로봇 테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유로존 2월 소비자물가·미국 2월 산업생산·미국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미국 2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17일), 미국 FOMC(23일), 유로존 3월 마킷 PMI·미국 2월 내구재 수주(24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