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10 10:07 ㅣ 수정 : 2023.03.10 10:07
SVB파이낸셜, 60%대 폭락…실버게이트는 '청산'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간밤 미국 증시에서 SVB파이낸셜과 실버게이트 등 중소형 은행주들이 폭락한 것에 영향을 받아 국내 증시에서도 금융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오전 10시 1분 기준 KB금융(105560)는 전 거래일보다 1300원(2.56%) 하락한 4만9400원에, 우리금융지주(316140)는 260원(2.25%) 내린 1만132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또 신한지주(2.34%)과 BNK금융지주(2.11%), 하나금융지주(1.87), JB금융지주(1.86%), DGB금융지주(1.78%) 등의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 은행주인 카카오뱅크(3.24%)와 기업은행(1.70%)도 나란히 내리고 있다.
국내 금융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데는 지난 밤사이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유동성 경색 위기가 부각되며 주가가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을 주요 고객으로 둔 SVB파이낸셜은 채권 매각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고자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채권 가치가 급락한 데에 따른 조치로 전해졌다.
같은 날 가상자산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는 청산을 선언했다. 실버게이트는 세계 3대 코인거래소였던 FTX를 비롯해 코인베이스나 제미니 등 주요 코인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디지털 자산을 달러나 유로로 바꿔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가상자산 가치가 급락하고 FTX가 파산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실버게이트의 모회사인 실버게이트 캐피털은 지난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최근 산업과 규제 환경에 비춰볼 때 질서 있는 은행 운영의 중단과 은행의 자발적인 청산이 최선의 길이라 믿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SVB 파이낸셜은 정규장에만 전장 대비 161.79달러(60.41%) 폭락한 106.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어진 시간외 거래에서도 종가 대비 30%가량 떨어지며 70달러선까지 내려섰다. 또 실버게이트는 정규장에 전일보다 2.07달러(42.16%) 떨어진 2.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 시스템 우려가 불거지면서 시그니처 뱅크(12.18%) 등의 지역은행과 미국 4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6.20%)와 웰스파고(6.18%), JP모건체이스(5.41%), 씨티그룹(4.10%) 등의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이처럼 은행주들의 주가가 하락하며 자산 규모 기준으로 미국 4대 은행에서 이날 총 520억달러(68조6000억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구체적으로 JP모건체이스가 220억달러를 날려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고,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160억달러), 웰스파고(100억달러), 씨티그룹(40억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금융섹터는 4.1% 급락해 2020년 6월 이후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실버게이트 등에 은행주 및 기술주 중심의 뉴욕 증시 급락은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이에 국내증시에 외국인 순유입 가능성 역시 낮아져 환율 상승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