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에스엠 인수전…카카오, 주당 15만원 공개매수 ‘반격’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카카오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한 ‘쩐의 전쟁’에 돌입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7일 공시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에스엠 주식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에스엠 발행주식총수의 약 35.0%에 해당한다. 총 매수 대금은 1조2500억원이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에스엠 지분 4.91%(카카오 3.28%, 카카오엔터 1.63%)를 매입했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35%를 추가 취득해 총 39.9%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이 지난 3일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에스엠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였으나 카카오가 막강한 자금 동원력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일 보고서에서 “자금 동원력은 카카오가 확실한 우위로 평가된다”며 “카카오가 공개매수 등 방법을 포함해 에스엠 인수에 총력전으로 임할 경우 하이브도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위험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에스엠과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공개매수 이유를 설명했다.
카카오는 또한 “카카오는 에스엠 현 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 아티스트들이 가진 탁월한 경쟁력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으며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존중한다”며 “카카오는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에스엠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수평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사가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K컬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자율적·독립적인 운영 보장 측면에서는 카카오엔터 산하 레이블 성공 사례를 들었다.
카카오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카카오 공동체에 합류한 이래 고유의 음악 색깔과 장점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최근 걸그룹 ‘아이브(IVE)’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며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정보통신(IT) 역량과 에스엠의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해 광범위한 K컬쳐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카카오는 “카카오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뮤직, 스토리, 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전 영역에 걸친 IP 비즈니스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에스엠의 음원·아티스트 IP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양사는 음악 사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IP를 다각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카오는 “이러한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는 K컬쳐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엔터 산업 전반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