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20) 3년 만에 다시 찾은 필리핀, 아닐라오⑥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3.13 10:27 ㅣ 수정 : 2023.03.13 10:27

모래 위에 풀같이 서 있는 ‘garden eel(정원장어)’가 인상적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다이빙 포인트로 향하는 필자. 뒤에 보이는 깨끗한 하늘과 푸른 바다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다이빙 4일차, 이날도 3회 다이빙을 하며 수중 경관을 즐겼다. 다만 이날은 수중 카메라의 배터리 문제로 촬영을 하지 못했는데, 아름답고 예쁜 산호나 귀여운 수중 생물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웠다(예비로 가지고 간 Gopro 카메라로 촬영하기는 했는데 만족할 만한 화질의 영상은 얻지 못했다).

 

이날 수중 시정은 대체로 양호했고, 수온은 25℃ 였는데 다이빙을 하면서 약간의 추위를 느꼈다. (3년전 1월의 아닐라오 다이빙 기록을 보니 당시 수온은 26℃ 였다. 그때는 춥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1℃ 차이가 이렇게 큰가? 아니면 내 체력이 약해진 것인가?)

 

이날 다이빙을 하면서 관찰했던 수중 생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garden eel(정원장어)’ 이었다. 두 번째 다이빙 포인트인 ‘비스타마’에서 보았는데, 방카 보트 정박 위치에서 가이드 라인을 따라서 내려가자 그 주변에 상당히 크고 많은 수의 ‘garden eel’이 있었다.

 

이 녀석들은 모래바닥에 파고들어 꼬리를 모래 구멍에 넣은 상태에서 머리와 몸을 밖으로 길게 빼고 살아간다. 머리만 내놓고 지나가는 플랑크톤을 잡아먹는 모습이 마치 모래바닥에서 춤을 추는 것 같이 보이는데, 몸을 모래 속에 파묻고 살면서 누군가가 접근하면(위험을 느끼면) 모래 속으로 몸을 숨긴다.

 

필자가 하강 후에 이들을 발견하고 살금살금 다가갔는데도 불구하고 이녀석들은 금방 모래속으로 몸을 숨겼다.

 

 

[‘Garden eel’. 이 영상은 다른 포인트에서 촬영했다. 모래위에 풀같이 서있는 것이 이녀석들이다. 조명이 제한되어 화질이 썩 좋지 않다]

 

image
모래밭에서 머리만 내놓고 있는 ‘Garden eel’

 

한편, 다이빙을 하면서 먹는 것도 중요한 즐거움이다. 아닐라오의 다이빙 리조트에서 머무르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는 하루 세끼가 다이빙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부나 보홀 등 다른 지역의 다이빙 리조트를 이용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세부나 보홀에서는 아침과 점심 또는 점심 식사만 리조트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나머지 식사는 본인이 리조트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

 

처음에는 지역 음식이 궁금해서 리조트 밖의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았는데, 점차 ‘식당 찾아 삼만리’가 귀찮아졌다. 그러다보니 아닐라오의 다이빙 리조트에서 하루 세끼를 제공하는 것이 너무도 편하고 좋았다.

 

이번에 이용한 “Anilao Bo Hotel & Beach Resort / EESOME Dive”에서도 하루 세끼를 제공하는데, 음식의 수준이 상당했다. 매일 메뉴가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다이빙 후의 에너지 소모를 고려했다고 생각되는 메뉴 편성은 음식 전문가의 솜씨라고 생각된다.

 

다이빙을 마친 후 저녁에는 간단하게라도 술 한잔 하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저녁 메뉴가 모두 술안주다. 00볶음, △△찌게 등등. 이러니 술을 별로 즐겨하지 않는 필자도 술 한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다이빙 여행을 다녀와서 체중을 측정해보니 다이빙 가기 전보다 약 2.5kg 정도가 늘었다. 늘어난 체중을 원래대로 돌리기 위하여 서울에 돌아온 후 며칠 동안은 먹는 것과 운동에 매우 신경이 쓰였다.

 

어느덧 다이빙 5일차가 되었다. 벌써 내일이면 다이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앞선다. 수중 시정은 첫날보다 많이 좋아졌고, 필자가 수중 카메라를 다루는 것도 훨씬 익숙해졌다. 다만 카메라의 배터리 충전 문제(서울에 오니 배터리 충전이 잘 되었다. 아마도 전압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라던가, 수중 랜턴을 활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3년 전보다는 못했다.

 

image
상당히 큰 거북이. 우리가 다가가자 다른곳으로 이동하려고 하고 있다.

 

이날은 코알라 포인트와 몬테칼로 포인트에서 연산호, 누디(갯민숭달팽이), 거북이 등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몬테칼로 포인트에서는 대형 거북이와 황금색 곰치(황금색 곰치는 발견하기가 흔치 않다고 한다)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image
황금색을 띤 곰치.

 

다이빙을 마치고 저녁 식사 전에 필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맥주 한잔하며 석양을 바라보았다. 3년 동안 못보았던 아닐라오의 석양. 다이빙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음을 아쉬워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무총장,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