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02 07:25 ㅣ 수정 : 2023.03.02 07:25
한화·삼성, 올해 첫 상장리츠 출격 준비 국내 1호 상장 ‘액셀러레이터’ 등장하나 바이오기업 2곳, 투심에 훈풍 불러오나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연초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가운데, 3월에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달 IPO 시장에는 올해 첫 리츠(REITs, 위탁부동산투자회사) 상장과 국내 최초 액셀러레이터(AC) IPO, 바이오기업 등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여러 이벤트들이 모여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신규 상장을 계획 중인 종목은 총 8개다.
구체적으로는 △리츠(한화리츠·삼성에프앤리츠) 2곳 △바이오(에스바이오메딕스·지아이이노베이션) 2곳 △투자사(블루포인트파트너스·엘비인베스트먼트) 2곳 △금양그린파워 △틸론 등이다.
■ 한화·삼성, 대기업 계열사 리츠 등장
이달 한화리츠와 삼성에프엔리츠가 연달아 일반 청약을 실시하며 올해 첫 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리츠는 이달 13~14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하며, 이어 삼성에프엔리츠가 오는 27~28일에 실시한다.
한화리츠의 대표 주관사는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으며, 삼성에프엔리츠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한다. 공모가는 모두 5000원이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보유한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앞서 지난해 상장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는 한화리츠는 이달 6일 수요예측을 거칠 예정이다.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그룹의 자산을 담은 스폰서 리츠는 지금 같이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높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며 “한화리츠는 비교적 높은 연 배당률과 균등한 대출 만기 분산 전략 등으로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으며, 이를 기반으로 상장 후 국내 리츠 시장의 활성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프엔리츠는 삼성금융그룹 최초의 공모상장 리츠로, 내달 초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한다. 삼성SRA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영속형 리츠며, 매년 1·4·7·10월마다 결산을 통해 분기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기초자산으로는 강남권 업무지구 오피스인 ‘대치타워’와 시청역 인근의 ‘에스원빌딩’을 보유했으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계열 금융사들이 보유한 다수 오피스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도 확보해뒀다.
국내 상장 리츠들은 지난해 하반기 높은 시장금리와 레고랜드 사태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유동성 위기 등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리츠는 금융비용 비중이 높은 특성이 있는데, 이에 금리 인상기에는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사용한 대출의 이자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에 리츠 상장도 지난해 10월 KB스타리츠 이후 전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시장에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퍼지면서 연초부터 회복세에 접어들게 됐다. 전문가들은 한화와 삼성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리츠 시장에 진입하면서 상장 리츠 시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상장리츠의 12개월 선행 평균 배당수익률은 6.8%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달 한화리츠에 이어 삼성에프엔리츠 상장도 이어지면서 상장 리츠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국내 최초 ‘AC’ 상장 도전장 내민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국내 액셀러레이터 중 최초로 상장을 시도하는 기업이다. 오는 7~8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거치며, 이어 13~14일에 일반투자자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8500~1만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068억~1257억원 수준이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는다.
액셀러레이터란 초기 유망 창업기업(스타트업) 중 어느정도 성장한 기업을 발굴해 사업 성장세를 한 단계 ‘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를 말한다. 투자유치 컨설팅과 사업설계 등을 도울뿐만 아니라, 투자에도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2014년 설립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앞서 2020년 말 코스닥 상장을 시도한 바 있으나, 당시 생소한 업종과 기업가치 산정 어려움 등의 이유로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이번 상장 신청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몇 차례 정정 과정을 거치는 등 기업가치를 신중히 산정하며 상장 절차가 몇 주 지연되기도 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2020년 프리IPO 당시 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하이브와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에 투자해 10배가 넘는 수익을 기록한 바 있는 벤처캐피탈(VC) 엘비인베스트먼트도 이달 상장 절차를 밟는다.
오는 20~21일 일반청약을 실시하는 엘비인베스트먼트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4400~5100원이다. 예상 시총은 1022억~1184억원이며,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엘비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1996년 LG전자와 LG전선 등이 출자해 설립한 LG창업투자로, 현재도 ‘범 LG계’로 평가받고 있다. 27년동안 누적 투자 규모는 1조7000억원에 이르며,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투자 원금의 3배 규모에 달하는 약 6300억원을 회수했으며, 현재 무신사와 에이블리, 뮤직카우 등의 기업에도 투자한 상태다.
■ 바이오기업 2곳, 투심 부활 신호탄 쏘나
면역치료제 개발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오는 15~16일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21~22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1만6000~2만1000원이며, 공동 대표주관사는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달 21~22일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추가·정정 요청을 하면서 이를 연기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상장 후 예상 시총은 3521억~4621억원이다. 2021년 프리 IPO에서 약 75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장에 순탄하게 진입하기 위해 공모가 레벨을 한 차례 낮춘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지난해 유니콘 특례상장 제도로 증시에 입성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시총 5000억원 이상의 조건을 채우지 못해 상장 제도를 기술특례 상장으로 변경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불안한 경기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대폭 낮춰 상장할 예정”이라며 “단기간 물량 이슈는 있겠으나 신약 개발 펀더멘탈이 강하고, 상반기 기대되는 모멘텀도 다양하게 있다”고 평가했다.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오는 14~15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할 예정이다. 공모가 희망밴드로 1만6000~1만8000원을 제시했으며, 상장 후 예상 시총은 1759~1979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2003년 설립된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배아줄기세포 표준화(TED) △3차원 세포 스페로이드 구현(FEC) 플랫폼 등으로 세포치료제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피부치료제인 ‘큐어스킨’이 있으며,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아 출시된 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척수손상과 파킨슨병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공모자금 역시 해당 파이프라인의 임상·비임상 시험 및 연구개발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 ‘희망밴드 상단 돌파’, 금양그린파워·‘독자적 가상화 기술’, 틸론
발전 플랜트 기업 금양그린파워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6700~8000원) 최상단을 초과한 1만원으로 확정했다.
금양그린파워는 이날부터 3일까지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오는 1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212억원이며,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금양그린파워는 기관 수요예측 결과 16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참여 기관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예측에는 총 1665개 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94.6%가 8000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신청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IPO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권 확보를 위한 지분 투자 및 사업부별 인력 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이상이고, 신재생 기자재 제조사들도 10배를 넘기는 상황에서 금양그린파워의 공모 희망가는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금양그린파워는 아직 신재생에너지보다 화공 및 발전 플랜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가치 할증을 받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아닌 전문 건설기업으로 분류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다만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이 가시화될수록 가치는 재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가상화·메타버스 오피스 기업 틸론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틸론은 오는 7~8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며, 이어 13~14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2만5000~3만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1545억~1854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2001년 설립된 틸론은 독자적인 가상화 기술 기반의 ‘가상 데스크톱(VDI) 솔루션’과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솔루션’, 메타버스 오피스 플랫폼·블록체인 기반의 전자문서 및 전자계약 솔루션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따.
주요 제품으로는 구축형 VDI 솔루션인 ‘디스테이션 v9.0’과 구독형 Daas 솔루션 ‘엘클라우드 3.0’ 등이 있다.
이번 공모 자금을 통해 기존 제품의 고도화와 신규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기업-소비자 간 B2C 거래 서비스형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