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수지, 반도체 수출 감소에 12개월 연속 적자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3.01 12:10 ㅣ 수정 : 2023.03.01 12:10

반도체 수출 42.5% 급감…중국 수출규모도 24.2% 감소
1~2월 무역적자 누적액, 지난해 전체 38% 차지해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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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대 주요 품목별 수출액 및 증감률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국 무역수지가 반도체 수출 감소에 12개월 연속 적자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이어진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는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평균 수입액이 지난해 2월에 비해 20% 늘었지만 수출 주력 상품 반도체는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최대 교역국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예상보다 늦어진 점도 수출 전선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월 수출 501억달러, 수입 55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월에 53억달러(약 7조원)의 적자를 나타내며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동안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월 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였던 올해 1월(127억달러)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러나 올해 들어 두 달만에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477억8500만달러)의 38%에 달하는 적자가 쌓여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 석유제품, 일반기계 2월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7.1%, 12.0%, 13.0% 증가했지만 최대 수출 품목 반도체는 제품가격 급락 등으로 수출이 42.5% 급락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중동, 유럽연합(EU) 수출은 증가했지만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이 큰 중국과 아세안 지역은 수출이 저조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등 수출 중심형 사업구조를 갖춘  국가들은 현재 수출둔화와 무역수지 악화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본 역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한 대만은 지난해 11, 12월 모두 두 자릿수 수출감소율을 보였다.

 

대규모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는 한국, 일본 등 비(非)산유 제조기반 수출강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수출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고금리, 글로벌 경기둔화 등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강력한 수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범정부 차원의 수출확대 전략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 이 같은 위기에 총력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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