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며 경영진리스크가 부각돼 KT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또 KT의 상장 계열사들도 장 초반 일제히 내리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 거래일보다 1050원(3.31%) 떨어진 3만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한때 3만6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또 KT의 상장계열사인 케이티알파(1.77%)와 KTcs(1.05%), KT서브마린(0.17%) 등도 같은 시각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23일 KT 이사회는 "최근 구 대표가 이사회에 차기 대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이 같은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 KT 대표에 취임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인 디지코(DIGICO) 사업을 이끌며 성과를 낸 바 있으며, 이에 힘입어 KT는 지난해 매출 25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구 대표는 연임 의사를 보였으며, 이사회는 같은 해 12월 그를 연임 적격 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지분 10.35%를 보유한 KT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구 대표 유임을 막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국민연금은 구 대표의 연임과 관련해 "대표이사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후 KT는 대표이사 공개경쟁 모집을 시작했으며, 지난 10~20일 실시된 공개경쟁에 구 대표를 포함해 총 34명의 사내외 후보자가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강화돼 온 가운데, 국민연금이 그동안 구 대표 연임에 부정적인 의사를 적극 표현해온 점 등이 구 대표 연임 포기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대표가 임명되기 전까지만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됐다.
증권가는 이처럼 경영진 리스크가 부각된 KT의 주가에 대해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는 지난해 4분기 본사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하고, 최근 주주환원 비율을 점점 높이는 등 펀더멘털만 보면 나쁘지 않다"며 "하지만 새 대표 선임 이후 경영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반등 전까지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선임 과정을 백지화하고 공개 경쟁을 통해 오는 3월 7일 후보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3년 계획의 유지와 인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경영진 관련 불확실성이 양호한 실적과 공격적 주주환원 정책에도 KT주가가 정체된 가장 핵심 원인"이라며 "차기 대표 선임 전까지는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