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예보 등 금융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 되풀이

최병춘 기자 입력 : 2023.02.22 07:30 ㅣ 수정 : 2023.02.22 08:36

예탁원, 尹캠프 출신 이순호…‘이해상충’ 논란에 노조 반발 격화
예보, 사장이어 상임이사 인사..국회 보좌관 출신 내정설에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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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국사무금용서비스노동조합 한국예탁결제원 지부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예금보험공사(예보) 고위 임원 인사와 관련해 내정설이 제기되는 등 금융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순호 금융연구원 실장은 최근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에서 사임했다. 이 실장은 농협금융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위원이자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3월 선임돼 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물러난 것이다. 관련 공시에 따르면 이 실장의 사임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다.

 

이번 사외이사 사임 소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 실장이 예탁원 차기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게 업계 시선이다.

 

이 실장의 예탁원 사장 후보자 선정 과정에 농협금융지주 자회사 NH투자증권과의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예탁원을 상대로 옵티머스 펀드 관련 민사 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실장이 예탁원 사장이 되면 원고의 신분에서 피고 측 대표가 되는 셈이다. 이에 이해상충 문제는 물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탁원은 현재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예탁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늘(22일)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뒤 28일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최종 임명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한다.

 

현재 후보로는 이 실장을 비롯해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박철영 예탁결제원 전무 등 3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이 실장은 내정설이 돌 정도로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 실장 내정설을 두고 농협금융지주와의 이해상충 문제 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실장은 지난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에는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김소영 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총괄한 경제 분야 일원으로 참여했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상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노조 등 내부에서는 전문성 등을 문제삼으며 이 실장의 차기 사장 선임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용서비스노동조합 한국예탁결제원 지부(예탁원 노조)가 지난 15일 여의도 예탁원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연 이후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사장 선임 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예탁원 노조는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이순호 씨는 은행법 연구전문가로,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인 예탁원 업무와 다르고 지휘 감독 등 행정 경험도 전혀 없다”며 “1000여 명의 직원을 지휘 통솔하는 수장으로는 부적절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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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예보도 최근 상임이사 자리를 둘러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예보 노조는 지난 20일 성명서를 통해 “신임이사에 정치권 출신 인사 내정설이 들린다”며 사측에 낙하산 인사 우려를 제기와 함께 철저한 인사 검증을 요구했다.

 

노조 따르면 현재 내정설이 돌고 있는 인물은 과거 국회 의원 보좌관 출신인 문모씨다. 문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 예탁원 경영지원본부장과 한국수력원자력 실장을 잠시 지냈지만 금융업무 전문성을 가진 인물로 보기 힘들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예보는 지난해에 유재훈 사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유 사장은 예탁원 사장 재임 당시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 위반으로 5억원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을 받았던 전력이 문제시 되면서 노조의 반발을 샀다. 특히 유 사장이 지난 2011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수석전문위원을 맡았고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력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노조는 “상임임원 7명 중 4명이 여기 저기서 내려온 낙하산 천국이 우리 공사의 현 모습”이라며 “이번에는 10년도 훨씬 넘은 MB정부 정치권 인사로 금융 전문성은 찾아보기 힘들고, 예탁원, 수력원자력공사 등을 전전한 ‘낙하산 전문가’이력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임용이든 낙하산이든 최소한의 자질과 능력, 충분한 전문성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며,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며 “상임이사의 경우 그 흔한 공모, 임추위 등 자격심사를 위한 최소한의 형식적 절차도 없는 그야말로 깜깜이 날치기 인사 통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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