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동연 경기지사가 시작한 100조 투자 유치 '마라톤', K배터리 손잡고 5조원 겨냥
김동연 경기지사, 지난 8개월 간 체결되거나 진행중인 투자유치 금액은 4조 5000억원
16일 체결된 경기도-여주시-그리너지 배터리 밸류체인 조성 협약은 1000억원 규모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그리너지와 가진 1000억원 규모의 ‘K-배터리 투자 협약식’은 의미심장한 행사였다. 김 지사가 지난 7일 경기도의회 도정연설에서 반도체, 바이오, 첨단모빌리티,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임기내 100조원 투자유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한지 열흘만에 가시적 성과를 거둔 셈이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3중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미래 혁신 기업이 여주에 온다고 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대표적 규제 중첩지역인 경기동부 지역의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는 점이고, 세 번째는 최근 도정연설에서 임기 중에 100조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를 말씀드렸는데 큰 투자유치를 하게 돼 기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협약식이 첫 성과는 아니다. 김 지사는 지난 해 취임 이후 8개월 동안 투자유치를 겨냥해 진행하고 있는 금액만 4조 5000억원에 달한다.
■ 'K-배터리 투자협약' 체결...반도체 이은 배터리 밸류체인 조성한다
김 지사는 이충우 여주시장, 방성용 ㈜그리너지 대표이사와 16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배터리 제조시설 건립 및 이차전지 혁신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한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리너지는 특수환경에 적용되는 방위산업용 신소재(LTO)를 개발한 이차전지 기업이다. 이 기업은 경기 여주시에 공장건립 321억원과 설립투자 679억원,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이차전지 제조시설을 건립한다. 내년 6월 공장준공 및 가동이 시작되면 리튬이차전지와 전기차용 구동장치, 에너지저장 장치 연구개발을 수행할 계획이다.
경기도와 여주시는 향후 그리너지의 투자사업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조성할 예정이다.
방성용 그리너지 대표이사는 “그리너지는 충주에 있는 공장을 여주로 이전하면서 약 2만5000평의 부지를 확보한 뒤, 28년도에 100만셀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라며 “그 이후에는 고객사와 협력업체들이 함께 이전하며 배터리 밸류체인을 조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의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혁신을 경기도와 여주시와 함께 달성하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방 대표가 제시한 경기도내 투자 효과는 1차 밸류체인에서 1000억원의 투자유치와 150여명의 고용이며, 추가적으로 이뤄질 2차 밸류체인에서는 3000억원의 매출과 350여명에 이르는 고용효과다.
이에 김 지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사막에서 출발했다. 여주는 거기에 비하면 훨씬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을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으니까 혁신생태계 조성의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최선을 다해서 충실히 약속을 지키고 여주시 발전을 위해서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 취임 이후 경기도가 진행중인 투자유치 금액 4조5000억원... 성사되면 고용효과 1910명
100조원 투자유치에 대한 김 지사의 의지는 단호하다. 지난해 취임한 뒤 첫 경제행보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찾아간 것도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김 지사는 투자지역을 물색하거나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인 기업대표단들과 직접 만나며 투자 유치를 적극 구애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에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결정을 앞둔 5개 미래성장 혁신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김 지사는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약속하며 투자 유치를 요청했다.
실제 성과로 이어진 투자 결정도 적지 않다. 지난해 7월 김 지사는 세계 2위 전력 반도체기업인 미국 온세미사와 2025년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부천에 차세대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연구소 및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극자외선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장비) 업체인 ASML으로부터 2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6월에는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Linde)'로부터 1조7000억원 규모의 수소충전소와 산업용 가스시설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난 8개월간 김 지사의 경제행보를 통해 체결되거나 진행중인 투자금액은 약 4조5000억원, 성사될 경우 고용효과는 1910명으로 집계된다.
당장 구체적인 투자 효과가 보이진 않지만, 잠재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경제외교 또한 고무적이다.
김 지사는 지난해부터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에 이어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독일대사,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등 주요 국가 주한대사와 잇따라 만남을 가지며 경제 교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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