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애플페이' 공식화에 카드업계 '관망'…NFC 단말기 보급 관건
현대카드 "애플페이 출시 예정" 공식 발표
애플페이 통해 회원 수‧점유율 확대 꾀해
"고객 확보 되겠지만 취급고 확대는 제한적"
애플페이 성공 여부, NFC 단말기 보급에 달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현대카드가 이르면 다음달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카드업계 점유율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달 8일 "애플과 협업해 애플페이를 한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던 현대카드가 공식적으로 애플페이 도입 사실을 밝힌 것이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초 애플페이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그간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 사진을 수차례 게시하면서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많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애플페이는 당초 지난해 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이 애플페이 약관심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이후 금융위원회가 제동을 걸면서 시기가 늦어졌다. 고객의 결제정보를 해외로 이전하는 문제를 두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현대카드가 애플과의 계약 과정에서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NFC 단말기 지원을 약속하면서 리베이트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위는 이달 3일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을 검토한 결과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금융위는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이 부담하지 않아야 하며, 고객의 귀책 없는 개인(신용)정보 도난 유출 등으로 야기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등 소비자 보호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금융위가 애플페이 도입 가능 결론을 내린 배경으로는 현대카드의 배타적 사용권 포기가 지목된다.
현대카드는 NFC 단말기 지원과 배타적 사용권을 갖는 조건으로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했는데, 이 경우 리베이트에 해당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는데 상당기간 시일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사실상 독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에 참여할 수 있게 됐지만,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 공략을 위해 구축한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오픈페이)'를 시작한 만큼 당장 애플페이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계 전반에서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애플페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출시 이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며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픈페이는 한 카드사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타사의 카드까지 등록해 가맹점에서 사용하고, 사용내역 조회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한‧하나‧KB국민카드는 지난해 12월 22일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롯데카드는 이달 중, BC카드는 3월, 우리카드는 6월 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NH농협카드는 올해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애플페이 도입을 앞둔 현대카드 역시 오픈페이에 참여할 계획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12월 현대카드가 오픈페이에 추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오픈페이 참여를 계획 중"이라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출시 예정이라는 것 외에 더 말씀드릴 것이 없다"면서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원하던 애플페이를 도입해 회원 수를 늘리고, 결제건수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다만 카드업계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이 신용판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NFC 단말기 보급 문제로 아직은 편의점과 대형 가맹점, 프랜차이즈 등 사용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애플페이를 통한 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NFC 단말기 보급이 가장 큰 관건이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으로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사용자를 회원으로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아직 사용처가 많지 않은 만큼 취급고 확대로 이어지려면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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