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태양광 소재 수출 제한, 파괴력 미미한 반면 한국 업체에는 호재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중국의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대형 태양광 웨이퍼, 블랙 실리콘 및 첨단단결정/다결정 실리콘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에 대한 수출 제한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러한 첨단 기술을 수출규제 항목에 추가하는 ‘수출 제한‧금지 리스트 잠정 수정안’을 검토 중인데 1월 28일까지 업계 등으로부터의 의견을 수렴하였으나 아직 공개 여부 및 시행 시기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수정안이 채택될 경우 중국 태양광 업체들은 관련 기술을 수출할 때 지방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태양광 웨이퍼는 크기가 클수록 전력 출력을 증가시키므로 이에 따라 모듈, 패널 재료, 부품, 노동 및 토지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세계 최대 모듈 제조업체 Trina Solar에 따르면 웨이퍼 직경이 156mm에서 166mm 범위의 주류 모듈과 비교해서 210mm 웨이퍼를 사용할 경우 와트당 시스템 비용을 최대 0.1위안(1.4센트)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글로벌 태양광 소재 및 부품 공급의 78~98% 점유
중국은 글로벌 태양광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 및 모듈 분야에서 78~98%에 달하는 독점적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폴리실리콘은 77.8%, 웨이퍼는 97.6%, 셀은 85.7%, 그리고 모듈은 80.5%를 각각 점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점유율이 가장 높으며 셀 제조를 위한 직전 단계 소재인 웨이퍼 관련 기술의 수출 제한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미국, 강제노동 이슈로 중국 위구르로부터의 수입금지법 발효
이러한 중국의 수출규제 움직임은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 보호법(UFLPA)에 대한 보복조치로도 해석된다. 즉 미국이 UFLPA를 발효한 지난해 6월 21일부터 10월 25일 사이에 1053건의 태양광 관련 장비 선적의 미국 내 하역이 중지되었다.
업계에 따르면 억류된 제품 가운데 최대 1GW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 및 셀이 포함되어 있으며 Longi, Trina Solar 및 Jinko Solar 등 3개 중국 제조업체의 제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3사의 미국 태양광 패널 공급 점유율은 최대 3분의 1에 달한다.
UFLPA에 의하면 본질적으로 위구르에서 제조된 모든 상품이 강제노동에 기반한 것으로 가정하여 생산자가 수입품 통관 전에 강제노동에 의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한 문서를 제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위구르 지역에서의 강제노동은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동 지역의 테러, 분리주의 및 종교적 급진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직업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음은 인정한 바 있다.
• 미국의 대규모 태양광 신규 프로젝트 차질 및 자체 공급망 구축 지연 우려
이러한 중국으로부터의 태양광 관련 수입 차질로 인해 미국의 태양광 설치 프로젝트의 지연이 초래되고 있다.
미국 청정전력협회(ACPA)의 무역부서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가 지난해 3분기에 약 23% 감소함에 따라 거의 23GW에 해당하는 태양광 프로젝트가 지연되었다. 따라서 ACPA는 바이든 행정부에 수입 심사 절차 간소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CBP)은 지난해 9월까지 UFLPA에 따라 이러한 태양광 관련 수입품이 포함된 약 5억1630만달러에 해당하는 약 1700건의 하역을 금지한 바가 있으나 정확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렇듯 중국으로부터의 태양광 관련 수입 차질은 미국의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의 지연과 자체 공급망 구축에 있어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 중국의 수출규제 시행되더라도 파괴력은 미미할 것, 반면 국내 업체의 대미 투자에는 호재
중국의 이러한 규제 움직임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중국이 수출규제를 시행하더라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관련 규제와 같은 광범한 피해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냐하면 같은 실리콘을 소재로 하고 있으나 매우 고순도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 웨이퍼와는 달리 태양광 소재는 기술의 차별성이 낮고 이미 널리 보급된 기술일 뿐만 아니라 생산시설이 없는 미국도 관련 기술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 업체들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태양광 제조관련 투자 계획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단지 미국 기업들은 중국 주요업체가 갖고 있는 대형 웨이퍼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는 못한 만큼 생산비 증가, 관련 장비 확보 차질 및 미국 내 공급망 구축 지연 등의 다소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말레이시아에 폴리실리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기업 OCI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한화큐셀로서는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내 태양광 관련 제조설비에 약 25억달러(약 3조796억원)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한화큐셀은 조지아주 바토 카운티에 3.3GW 규모의 태양광 잉곳, 웨이퍼, 셀 및 패널 공장을 금년 1분기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