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3%대로···은행 정기예금, 기준금리 인상하면 다시 오를까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하단 3%대로
국민銀 1영업일 만에 0.23%p 내려가
기대감 약해지며 예금 잔액도 감소세
기준금리 인상 예고··수신금리 오를까
은행권 “금융당국 태도 따라 결정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때 연 5%를 돌파한 주요 상품 금리는 현재 연 4%대마저 붕괴됐고, 1영업일 만에 고객 적용 금리가 0.2%포인트(p) 넘게 떨어지는 등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고객들 사이에선 오늘 금리가 가장 높다는 고점론과 아직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기준금리 인상폭과 금융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정기예금 금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1년) 금리는 전일 기준 연 3.93~4.31%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5%대 상품이 자취를 감춘 데 이어 하단이 3%대 후반까지 낮아졌다.
대부분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1년)’ 금리는 지난 6일 4.21%에서 전일 3.98%로 조정됐다. 주말을 제외한 1영업일 만에 고객 적용 금리가 0.23%p 내려간 것이다.
‘KB Star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중순 5%를 돌파했으나, 하락 전환한 뒤 4%대마저 붕괴됐다. 이 상품은 금융채와 연동돼 매주 금리가 새로 산정되는데, 지난주 금융채 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 금리도 떨어졌다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II’ 상품의 1년 만기 최고금리도 3.93%까지 낮아졌다. 신한은행(쏠편한 정기예금·4.20%)과 하나은행(하나의 정기예금·4.30%), 우리은행(WON플러스예금·4.31%)은 아직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6%대를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으나 5%대 초중반에서 상승세를 멈춘 뒤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추가 상승 움직임은 없었다.
이는 금융당국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 자제령’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코픽스(COFIX)를 자극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객들 사이에서도 정기예금 금리 상승 기대감이 약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8조4366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8620억원 감소했다. 금리 매력도 떨어지며 역(逆)머니무브 현상도 주춤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은행 정기예금 역시 동반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공존한다.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는 건 은행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금융당국의 정책 태도가 정기예금 금리 상승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아직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수신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지만, 고객 이익 증대 차원에서 압박 강도를 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는 건 조달 비용 증가와 리스크 비용 반영 등의 영향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입김(인상 자제령)이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은행채 발행을 풀어준 걸 보면 완화 시그널도 있는 것 같지만,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내놓는 메시지에 따라 은행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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