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제약사나 연구소에서 새로운 약물을 개발해도 병원 등의 의료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없다. ‘잘 쓰면 약, 잘 못쓰면 독’이라는 말이 있듯이 똑같은 약이라도 환자별로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어서다.

 

따라서 새로운 약이 개발되면 동물실험, 독성실험, 임상실험의 여러 가지 실험 단계를 거쳐서 안전성을 검사한다. 특히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의 경우 여러 가지 복잡한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때 임상실험과 관련된 모든 부분의 일정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전문가가 있다. 이들이 바로 임상연구코디네이터다.

 

■ 임상연구코디네이터가 하는 일은?

 

임상연구코디네이터는 임상실험에 참가 신청을 한 환자와 일반인이 실험에 알맞은 대상인지 검증작업을 하고 그들의 병력, 투약경과 등 모든 자료를 관리한다. 임상실험에 참여하는 환자와 일반인에 대한 스케줄 조정이나 각종 검사의 예약 업무도 대행한다.

 

실험에 도움을 주는 실험보조원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하며 환자에게 복용방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실험과정 중 발생하는 일은 연구책임자에게 보고한다.

 

이외에도 국제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임상실험인 경우에는 외국검사기관의 자료 요청, 연락 등의 업무를 맡고 전문용어로 CRF(Case Report Form)라고 불리는 실험결과 문서를 작성한다.

 

동시에 여러 가지 실험을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검사법이나 신약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학회에도 참여한다.

 

■ 임상연구코디네이터가 되는 법은?

 

임상연구코디네이터는 임상실험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교수와 계약에 의해 개별 선발돼 일하고 있다. 주로 임상경험이 많은 간호사가 진출한다.

 

복잡한 행정과 실험 과정을 관리해야해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임상실험 코디네이터로 일을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일단 임상실험에 대한 경력을 매우 중요시 하므로 대형병원의 임상실험센터나 일부 의과대학에 설치돼 있는 임상전문 과정을 거쳐서 임상실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한다. 사람의 건강에 관한 일을 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책임의식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임상실험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므로 일처리에 있어서 꼼꼼함도 필요하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며,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임상연구코디네이터로 일하기 위해서는 약에 대한 지식과 각종 의학용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임상경험도 갖추고 있으면 유리하다. 최근에는 모든 진행과정이나 약물 투약과정 등을 전산관리하기 때문에 컴퓨터도 능숙하게 다뤄야 한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는 임상연구코디네이터의 업무 수행 능력 검증을 위해 임상시험전문인력 인증 시험을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보수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 자격증으로는 미국의 임상연구전문가협회(ACRP, Association of Clinical Research Professionals)에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국제공인 임상연구코디네이터(Certified Clinical Research Coordinator, CCRC) 자격이 있다.

 

응시자격은 간호학사로 2년 이상의 풀타임 임상연구코디네이터 또는 4년 이상의 파트타임 경력이 있어야 한다. 시험은 매년 3월과 9월에 두 차례 이뤄진다. 취득 후 자격유지를 위해서는 2년마다 일정한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 임상연구코디네이터의 현재와 미래는?

 

현재 임상연구코디네이터는 종합병원이나 임상실험센터 등에 계약해 일하고 있으며, 정확한 인력 수치는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이들의 임금수준은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월 150~200만원 사이다. 임상연구코디네이터로 일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이에 비하여 보수와 대우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점점 임상실험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이들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또 노인인구의 증가와 새로운 질병의 발생으로 인해 신약개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그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뿐 아니라 외국 제약회사에서 국내 진출이 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약을 개발하기 위하여 꼭 거쳐야하는 관문인 임상실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임상실험에 꼭 필요한 인력인 임상연구코디네이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