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김동연 지사, 반도체공급망 구축에 박차...반도체 희귀가스 생산업체 린데, 경기도에 공장 세운다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 평택에 1500억원 규모 산업가스 생산시설 설립하기로
대외의존도 높은 반도체 희귀가스 국내 수요 절반을 생산,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기대
[뉴스투데이=평택/모도원 기자]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생산업체인 미국 ‘린데(Linde)’사가 경기도 평택 산업단지에 1500억원 투자유치를 결정했다. 린데가 생산하는 가스는 네온, 크립톤, 제논 등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희귀가스로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사에 주로 공급될 예정이다.
그동안 린데는 수입해서 국내물량을 공급해왔는데, 이번 평택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물량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투자에 이어 이번 린데의 투자 결정으로 경기도에는 독보적인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가 갖춰진 셈이다.
무엇보다 린데의 평택 투자유치 결정으로 경기도의 오랜 행정적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있어서 업계가 필요로 하는 바를 찾아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다는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린데와의 투자 양해각서 체결 현장에서 “린데가 이렇게 투자 결정을 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투자가 결정되도록 경기도와 평택시가 힘을 합쳤던 것처럼 앞으로도 미래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저희 경기도와 평택시가 최대한 지원하고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존 패니카(John Panikar) 린데아시아태평양 회장은 “경기도는 한국의 기술 혁신의 중심지이고 반도체 생산의 글로벌 허브이기 때문에 저희가 추구하는 디지털 대전환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와 린데는 오랜 친구 사이다. 린데가 경기도 기흥에 최초로 공장을 설립했던 1980년 이래 경기도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당시의 작은 공장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오랜 친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 "린데의 투자 결정으로 경제적 어려움 속 성장 발판 마련한 것"
이번 투자결정으로 린데는 오는 2031년까지 평택에 1500억원 상당을 투자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산업용 가스 정제시설을 설립해 연간 제논 420만 리터와 크립톤 4800만 리터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린데가 공급하는 국내 공급량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 코네티컷주에 본사가 있는 린데는 세계 최대 산업용가스 생산업체로, 평택현곡 외국인투자기업 임대전용산업단지에 수소·아르곤·질소 등 산업용 가스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당초 린데코리아는 러시아, 중국 등에 위치한 린데 해외 법인에서 희귀가스를 전량 수입해 삼성전자 같은 국내 고객사에 공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으로 정상적인 가스 수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에 한국에 대한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위해 공급망 안정화가 필요하던 시점에서 경기도와 오랜 기간 협상을 진행해온 것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그간 린데 코리아는 팬데믹과 우크라 사태로 인해 필요한 공급량 50% 이상을 받지 못해왔다”라며 “이처럼 수급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는 린데의 전략적 파트너이기 때문에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투자 유치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왔다”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반도체 희귀가스 국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한국 반도체 산업 기반 강화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또 전량 수입하던 희귀가스가 국내에서 생산되면 상당한 수입대체효과가 발생하고, 신규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보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경기도는 이번 투자가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쳐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주면서 대규모 투자유치에도 성공하는 성과를 얻었다는 반응이다.
현재 린데코리아는 평택 현곡에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 임대 전용 산업단지에 산업가스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희귀가스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 중이던 린데코리아는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현곡 산업가스 시설 인근 부지확보를 추진했다.
이에 경기도는 린데 현곡공장 바로 옆에 입주하고 있으면서 갑작스러운 사업환경 변화로 외투단지 출구전략을 모색하던 A사와 린데코리아를 연결하고, 두 기업 간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재해 이번 협약을 이끌어 냈다.
린데사 유치로 경기도는 세계 1위~4위 반도체 장비회사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소재기업까지 유치하는 데 성공하며 투자빙하기를 뚫고 세계적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IMF 위기나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느꼈던 점이 많이 있는데 위기 때 어떻게 위기관리를 하고 대처했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와 미래가 크게 달려 있는 것을 많이 목도했다”면서 “린데는 이번 투자 결정으로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큰 발판을 만들 것으로 믿고 있다. 경기도는 린데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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