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대전 (8)] 핵심 소재의 대중국 의존도에서 자유로운 나트륨-황 배터리, 용량 크게 늘릴 수 있는 신기술 등장
[기사요약]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의 대중국 의존도 절대적
나트륨-황(NaS) 배터리, 대용량 전력저장장치(ESS)에 적합
시드니대학교 연구팀, 리튬배터리 대비 저장능력 네 배 큰 나트륨-황 배터리 기술 개발
포스코도 이미 12년 전에 나트륨-황 배터리 개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할 ESS 수요 성장에 기대감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바이든 정부가 대중국 제재의 일환으로 발효시킨 인플레 감축법(IRA)은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2022년 3분기까지 중국(57.8%)에 이어 점유율 2위(25.2%)를 보이고 있는 우리 업계에도 심각한 충격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 리튬이온 배터리, 미국의 대중 제재로 원자재 확보에 문제 발생
IRA에 따르면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을 40% 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사용해야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비중은 매년 10% 포인트 증가하여 2027년에는 70%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배터리관련 글로벌 광물제련 시장에서 중국은 리튬 44%, 코발트 75%, 니켈 69% 및 망간 95%를 점유하고 있으므로 국내 배터리 업계로서는 중국산이 아닌 광물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에 공급망을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고가의 광물로부터 자유로운 소재를 채용한 배터리 개발이라는 중장기 과제를 갖고 있다.
• 나트륨-황 배터리, 무겁고 부피가 크지만 대용량 ESS에 적합한 장점도..
나트륨-황(이하 NaS) 배터리는 황(Sulfur)을 양극으로, 나트륨을 음극으로 사용하여 나트륨 이온 전도성 전해질로 양극과 음극사이를 분리시켜 충/방전 모드에 따라 나트륨 이온을 이동시키면서 작동하는 이차전지이다.
NaS 배터리는 바닷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트륨과 지구상에 널리 분포한 황을 기반으로 하므로 이러한 고가이면서 중국의존도가 절대적인 소재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일찍이 미국 포드社는 1973년 500kg의 NaS 전지를 장착한 차량의 200km 주행에 성공하였다. 일본에서는 피크전력 증가에 대비한 전력저장장치(ESS)의 개발 필요성을 배경으로 도쿄전력과 히타치제작소가 공동으로 1983년부터 NaS 배터리 개발을 시작하였다.
특히 일본 NGK사와 도쿄전력은 대용량 ESS 공동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MW급, 납배터리의 3분의 1에 불과한 설비 면적, 15년의 장수명 및 무진동/저소음 등의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편 중국과학원 세라믹 연구소(Shanghai Institute of Ceramics, Chinese Academy of Sciences: SICCAS)도 30Ah급과 650Ah급의 단전지 기술을 발표하는 등, 일본의 NGK사와 더불어 대용량 ESS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최근 리튬배터리대비 저장능력 네 배 높인 NaS 배터리 기술 등장
NaS 배터리는 개발된 지 50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배터리에 비해 낮은 에너지 용량 등의 단점으로 인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2월 초 호주 시드니대학 연구팀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네 배 저장용량을 가진 저렴한 NaS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권위있는 국제 저널 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으며 상품개발을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러시아-우크라 전쟁은 유럽 및 일본 등 화석연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태양광 및 풍력 등은 간헐성으로 인해 안정적 공급이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보완설비로서 ESS가 예전부터 그 중요성이 부각된 데다가 최근 국내에서도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ESS의 화재 사건 등으로 인해 안정성이 높은 NaS 배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 포스코도 이미 2010년 NaS 배터리 개발했으나 수요 저조로 시장화 부진
국내에서도 포스코는 이미 2010년 말 대용량 ESS용 NaS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NaS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세 배 이상 높고 수명도 15년 이상으로 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국내 태양광 및 풍력 설치 성장세가 저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ESS 시장도 발달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화가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었다.
•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할 ESS 시장 고성장 예상에 기대감
Visiongain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전세계 NaS 시장이 2021년 4억440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5082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향후 2022~2032년의 10년 동안 연평균 약 24.9%의 고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및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리튬이온 배터리가 중국에 이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대용량 ESS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NaS 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