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대전 (5)] 국내 배터리 업계, 중국의 공급망 장악하에 미국의 전기차 지원 축소 및 자원민족주의 대두라는 돌발 변수 직면
[기사요약]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를 중심으로 급속 성장 지속
최근 배터리 원자재 가격 급등 추세
국내 배터리 업계, 중국 의존도 절대적
최근 원자재 자원 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 대두
미국의 세제 혜택을 누리려면 중국 의존도 탈피와 자원보유국 진출 필요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및 분리막의 4대 요소로 구성되는데 전체 생산비용에서 양극재는 40%, 음극재는 10%, 분리막은 12% 그리고 전해액은 8% 정도를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4대 요소 전체의 비중은 70% 정도로 알려져 있다.
• 리튬전지, 주요 4대 요소 모두 두 자릿수 성장 중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4대 구성요소 각각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1년 말 기준으로 양극재 약 147억6천만달러, 음극재 44억56백만달러, 분리막 51억32백만달러 그리고 전해액은 27억19백만달러로서 전체 시장규모는 약 271억달러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들 4대 구성요소는 향후 2025년까지 연평균 15~25%의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리튬이온 배터리 주요 구성요소의 세계 시장 현황 및 전망 (단위: 백만 달러, %)
• 8월 현재 중국 내 리튬 가격은 1kg 당 464.5위안으로 고공행진 중
2020년 코로나 글로벌 팬데믹 발생 이후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가장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광물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이다.
더욱이 S&P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는 2021년 현재 약 50만톤을 나타내고 있는 글로벌 리튬 수요가 향후 2030년에는 네 배인 200만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공급 부족량은 약 22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을 기준으로 리튬 가격은 2020년 1월부터 11월 말까지는 1kg당 40위안 내외에서 안정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 2021년 4월부터 7월까지는 이전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오른 80~84위안대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2021년 9월 말 171위안으로 급상승하였고 2022년 3월 말에는 471.5위안까지 급등한 이후 8월 중순 현재 464.5위안으로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 국내 배터리 업계, 4대 구성요소의 55~85% 중국에 의존
문제는 중국에 이어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업계의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이차전지 완제품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92.3%에 달하며 반제품의 의존도 역시 78.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구성요소별로도 음극재 85.3%, 양극재 72.5%, 그리고 분리막도 54.8%를 나타내는 등 모두 50%를 넘고 있다.
■ 중국의 글로벌 리튬 공급망 장악
• 자원 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도 대두
한편 최근 주요 자원 보유국을 중심으로 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멕시코가 리튬 자원의 국유화법을 통과시키는 등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자원민족주의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는 것이다.
금년 4월 멕시코는 광업법 개정을 통해 리튬자원을 국가전략광물로 정의하고 리튬의 탐광, 채굴, 선광 및 이용은 멕시코 국민의 배타적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멕시코 외에도 세계 최대 리튬자원 보유국인 칠레는 금년 5월 리튬을 포함한 전략자원 국유화 추진의 일환으로 헌법 초안에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하려는 등 리튬자원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8월 18일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 대통령은 니켈에 과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 니켈 매장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량 1위 국가이면서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르면 금년 3분기부터 과세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니켈을 직접 수출하는 대신 국내에 정제설비를 갖출 경우 연간 최대 35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생산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미국의 전기차 지원 축소 방침에 따라 중국산 원자재 탈피가 시급
8월 7일 미국 상원을 통과한 인플레 대응법에 따른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48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는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전기차 구매와 관련하여 2024년 12월 말 이후 출시‧등록되는 전기차의 배터리에 포함된 특정 광물이 해외 우려국가(주로 중국)에서 추출, 제조 및 재활용되는 경우 혜택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2024년까지 중국산 원자재에 대한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는 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세제 혜택 제외는 우리 업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배터리 분야의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의 선점을 노리고 있는 우리 업계로서는 일단 악재일 수밖에 없다.
요약하자면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는 중국산 원자재에 대한 절대적 의존도를 탈피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중남미 등 자원 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 대두와 함께 미국의 자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추진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결국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는 미국 내 관련 시설 투자와 함께 중남미 등 자원보유국에 대한 현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이를 타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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