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KB증권이 29일 삼성생명 계약자지분조정과 관련해 부채와 자본 어느 쪽으로 계상해도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은 전일 삼성생명이 질의한 K-IFRS 1117호 시행에 따른 계약자지분조정의 재무제표 표시에 대해 회신했다.

그간 국내 보험사는 유배당계약자에게 지급할 배당금의 재원이 될 수 있는 금액을 보험업감독규정 등에 따라 산출해 재무제표에 부채로 표시해 왔다. 통상 보유자산 미실현손익은 자본으로 계상되지만, 재무정보의 유용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주가 아닌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포괄적 재무로 회계처리돼 왔다.

금감원은 이번 회신을 통해 K-IFRS 1117호 적용에 따른 계약자지분조정의 재무제표 표시가 재무제표 목적과 상충돼 재무제표이용자의 오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회사 경영진이 판단한다면 K-IFRS 1001호를 적용해 부채표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K-IFRS 1117호는 보험계약에 따른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가정과 위험을 반영한 할인율을 사용해 보험부채를 측정한다. 금감원은 "1117호를 적용해 회계처리한 결과 그간 관행으로 표시해 온 부채 금액이 과소표시돼 개념체계에서 정하고 있는 재무제표 목적과 상충돼 이용자의 오해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회사 경영진이 판단했다면 1001호 문단 19(IFRS 기준 예외적용)에 따라 K-IFRS의 요구사항과 달리 회계처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이는 삼성생명이 계약자지분조정을 현행 기준과 동일하게 부채로 회계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2023년 도입되는 IFRS17 기준으로도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은 부채로 회계처리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계약자지분조정 이슈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K-ICS를 꼽았다. 현행 지급여력비율(RBC) 제도 하에서 계약자지분조정은 보험부채에 계상돼 있지만 가용자본에 포함돼 RBC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내년 시행 예정인 감독회계에서는 계약자지분조정의 경우 회계상 계정분류 방식과 관계없이 손실흡수성이 인정되는 금액에 대해서만 가용자본으로 설정한다.

그는 "삼성생명이 계약자지분조정을 자본이 아닌 부채로 계상한다 해도 K-ICS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 "다만 RBC 기준에서는 가용자본 인정한도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K-ICS에서는 인정한도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올해 9월말 기준 삼성생명의 계약자지분조정 가운데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은 4조9000억원이며 이는 K-ICS 기준으로도 모두 가용자본으로 인정되는 수준이다. 

강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계약자지분조정이 부채에 계상되나 K-ICS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 "다만 RBC에서는 인정한도가 없었지만 K-ICS에서는 인정한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계약자지분조정 금액이 크게 증가할 경우 K-ICS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