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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축소' 카드 만지작 거리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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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2.30 05:00 ㅣ 수정 : 2022.12.30 06:18

반도체 불황으로 인력감축·성과급 축소 등 '허리띠 졸라매기' 이어질 듯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 힘입어 '휘파람'
올해 하반기,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IT수요 위축에 반도체 업황 얼어붙어
SK하이닉스, 올해 4분기 적자 1조 예상...삼성 DS사업부 내년 상반기 적자 전환될 수도
반도체업계, 내년에 근로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성과급과 임금체계 조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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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특수에 따른 뜻밖의 역대급 실적을 올린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에 힘입어 데스크톱, 노트북 등 소비자 PC와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기기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에 힘입어 연간 기준 매출액도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도 예외는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회사 임직원들은 주머니가 두둑한 연말 보너스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된 분위기다. 성과급은커녕 일자리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반도체 시장은 내년 상반기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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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잔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6% 성장했다. 이른바 '메모리 반도체의 황금기' 덕분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대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79조6000억원으로 2020년 대비 16.8%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1조6300억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43.5%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성장률은 더욱 어마어마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연간 기준 매출액이 42조9978억원으로 2020년 대비 34.8%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조4103억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무려  147.6%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시장 최대 호황기로 알려진 2018년 실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며 창사 이래 최대 연간 매출로 기록됐다.

 

이와 같은 실적 호조에 두 기업은 '통 큰 성과급'을 통해 임직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공식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은 두가지다. OPI(초과이익성과급)를 연초에 1회 지급하며 목표달성장려금(TAI)을 6개월 마다 지급한다. 이 밖에 특별상여금, 특별한 성과에 따른 업무성과급을 별도 지급하기도 한다.

 

OPI는 소속 사업부 연간 경영실적이 목표치를 넘어서면 초과 이익의 20% 내,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어 임직원들이 임금 외에 목돈을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기 덕에 지난해 DS(반도체 부품) 부문의 OPI 예상 지급 기준은 연봉의 44~49%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공지했다. 사실상 사업부별 최대치 성과급을 수령하게 된 셈이다.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 못지않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기본급 300%에 해당하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임직원들에게 통보했다.

 

또한 1년 실적을 토대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공식 성과급 제도 PS(초과이익분배금)는 실적을 반영해 기본급의 1000% 수준으로 책정해 지급했다. 이는 PS 지급 기준 가운데 최대치에 해당하는 수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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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 혹독한 ‘반도체 한파’에 인력감축·성과급 축소 그림자 짙게 드리워

 

그러나 올해 반도체 시장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낙관적이던 반도체 시장은 미국발(發) 금리인상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IT 수요 위축으로 하반기에 접어들어 급격히 어려워졌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 올해 4분기 영업적자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DS 사업부 실적이 내년 상반기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양사 모두 경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성과급도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지난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DS 부문 TAI를 최대치인 기본급의 100%로 정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기본급의 50% 수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TAI가 상반기 대비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다만 OPI는 정확한 규모가 현재 최종 산정 중이다. 일각에서는 OPI가 47~50%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는 부족하지만 상반기 성과를 반영한 PS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이달 초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기본급의 700% 수준은 확보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자율적 의사에 따라 PS의 최대 50%까지 자사주로 선택해 보유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자사주를 1년간 보유하면 매입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올해 특별성과급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성과급이 반가울 리가 없다. 그러나 역대급 한파에 대규모 인력 감축까지 고려해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인력감축까지는 아니더라도 각각 임직원들에게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도록 주문하고 내년 임원과 팀장급 예산을 축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경영·경제 전문가는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현재 최우선 과제라며 내년에는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경제학 박사)는 “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SK하이닉스는 적자 폭이 1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우선 목표이기 때문에 신규 채용을 줄이고 투자를 축소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김대종 교수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1.6~1.7%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또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로 근로자와 기업이 서로 살아남을 수 있는 상생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성과급이나 임금 부분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수준으로 기업과 직원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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