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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부터 증권까지...금융권 희망퇴직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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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춘 기자
입력 : 2022.12.20 07:30 ㅣ 수정 : 2022.12.20 11:07

시중은행, 연말 희망퇴직 분주…상향된 조건에 수 요늘어
상반된 증권가 분위기, ‘업황 악화’ 인위적 감원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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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올해 실적 경신을 거듭한 시중은행을 비롯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증권사까지 금융권 전반에 희망퇴직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올해 희망퇴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관리자, 책임자, 행원급에서 각 1974년, 1977년, 1980년 이전 출생자로 특별퇴직금은 1967년생이 24개월 치, 나머지는 36개월 치 월평균 임금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 외에도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 최대 33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권,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 등도 지원된다.

 

퇴직절차는 내년 1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1주일간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 중 만 40세(1982년생) 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됐다. 희망퇴직금은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20∼39개월 치가 지급된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접수된 희망퇴직 신청자 수는 약 500여명 수준이다. 최종 퇴직자 확정 수준이 남아있지만 신청자 수만 놓고 보면 지난해 427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수협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희망퇴직 접수를 진행했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수협은행은 입사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37개월분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진행됐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신청접수 규모는 약 70여명에 달했다.

 

지방은행에서는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이 지난 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앗다. 10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 월평균 임금 32~42개월치를 지급한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의 경우 아직 희망퇴직 공고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혹은 다음달 중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 초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하나은행도 매년 1월과 7월 정례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왔다. 신한은행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약을 마무리 짓고 희망퇴직 관련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에서 희망퇴직자가 확정될 경우, 올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희망퇴직자만 2400여명에 달한다.

 

앞서 KB국민은행 674명, 신한은행 250여명, 하나은행 521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우리은행도 내년 퇴직절차를 밟게되는 이달 신청분을 제외한 연초 퇴직자가 415명에 달한다.

 

여기에 지방은행 등을 포함하면 은행권 전체 희망퇴직자가 3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권에서도 올해 희망퇴직을 적극 실시했다. 지난 7월 약 2년여 만에 현대해상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퇴직 인원을 확정했다. 지난 4월엔 한화생명이 7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금융권은 비대면, 디지털전환 전환에 따른 점포·인력 축소 등 조직 효율화를 목적으로 희망퇴직제도를 적극 활용해왔다. 특히 은행의 경우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수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장기적으로 조직 효율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희망퇴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기에 희망퇴직을 꺼려하던 금융권 내부분위기도 달라졌다.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퇴직 조건도 상향되면서 희망퇴직 신청 수요도 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부지점장급 기준으로 희망퇴직 시 약 4억∼5억원 정도가 지급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 조건도 상향된데다 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이 신청조건과 보상이 비슷한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목돈을 기반으로 인생 2막을 설계하는 고연차 직원에게는 희망퇴직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다르다. 증시 부진에 업황 악화에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악재로 재무건전성까지 위협받으면서 희망퇴직이 사실상 구조조정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0년 근속 및 2급 부장 대상으로 이달 초 희망퇴직을 받았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정규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3분기 순이익이 각각 43.4%, 27.8% 씩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은 업황 부진 여파로 법인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면서 소속 임직원 일부가 회사를 떠났다. 여기에 이달 15일 대형사인 KB증권도 희망퇴직 대열에 합류했다. KB증권은 “직원의 안정적인 은퇴 설계지원과 회사의 인력구조 개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황 악화에 중소 인력 감원 바람이 대형 증권사에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희망퇴직을 둘러싼 내부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노조가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희망퇴직이 노조와 합의없이 진행된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희망퇴직은 악의적으로 진행 될 수밖에 없다”며 “악의적 찍퇴와 강퇴로 진행하겠다는 의도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식으로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이투자증권 측은 “자발적인 희망퇴직이기 때문에 노사 협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다”며 인위적 구조조정과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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