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549)] 낡은 일괄채용 스케줄 싹 뜯어고치는 기업들

정승원 기자 입력 : 2022.12.09 10:22 ㅣ 수정 : 2022.12.09 10:22

인력난 시달리는 기업들 정부에 SOS 호소하자 일본정부 내년부터 일괄채용 스케줄 전면 개편 통해서 2025년부터 수시채용 중심으로 전면 적용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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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이라고 지적되어온 일괄채용 방식이 수시채용으로 전면 개편된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정부가 대학생들의 취업활동 스케줄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지난 달 30일 발표했다. 2026년 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게 될 현재의 대학교 1학년생과 대학원 진학 예정인 학부 3학년생부터가 대상이 될 예정인데 전문성이 높은 인재를 기업들이 언제든 유연하게 채용할 수 있도록 공식 스케줄을 변경하는 동시에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일괄채용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 취준생들의 취업활동은 대학 4학년 3월에 기업설명회가 시작되고 6월부터 면접 등의 채용절차에 돌입하여 10월에 합격자를 발표하는 통일된 스케줄을 기업들에게 반 강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내년 중에는 경제계와 대학들이 수시채용이 주가 되는 채용일정을 수립하여 2025년 취업시장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뒤바뀌는 취업활동 스케줄에 가장 적합한 인재들은 전문성 높은 인공지능이나 데이터 분석 등에 능숙한 IT 전공자들이다.

 

일괄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뀐다면 인턴십을 포함한 다양한 채용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그만큼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기도 쉬워진다.

 

반대로 일본 기업들은 이미 외국계 기업들이 통일된 채용 스케줄을 무시하고 수시 채용으로 신입사원들을 대거 선점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인재채용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체계를 새로이 갖출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암암리에 어겨온 공식 스케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일본 내각부가 작년에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신규 직원을 채용할 목적으로 3월 이전에 기업설명회를 개최한 기업은 60%가 넘었고 면접 개시 전인 4월 시점에 예비합격을 의미하는 내내정(内々定)을 발표한 기업도 절반을 넘겼었다.

 

이와 관련한 첫 번째 대응으로 일본 정부는 올해 6월에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의 평가정보를 채용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턴십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보다 전문성 높은 학생을 일찌감치 찜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대응이 이번 정부 발표에 따른 일괄채용의 재검토로 이미 경제단체연합회는 회원기업의 90%이상이 경력직을 상시로 채용하고 있으며 신입사원 역시도 30%이상의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정부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물론 갑작스러운 취업방식의 변경으로 취준생들의 혼란이 커질 우려도 있다. 내각부 조사에서는 ‘(공통된) 룰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68%에 달해 수시채용에 대한 불안감이 벌써부터 드러나기도 했다.

 

대학들 역시 급격한 취업방식의 변경을 경계하는 모양새인데 가쿠슈인대학(学習院大学)의 취업센터 담당자는 ‘공식 채용 스케줄을 기업들이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학생들의 학업과 대외활동에 영향이 없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책임감 있는 준비와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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