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효성 ‘베트남 전초기지’에 드리운 위기, 조현준 회장 뚝심으로 맞대응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2.09 05:00 ㅣ 수정 : 2022.12.09 07:48

효성그룹, 베트남에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 구축 청사진
세계 1위 스판덱스·타이어코드, 화학·중공업 투자 확대
조현준 회장 5년 공든 탑 ‘PP 공장’ 설비·보수 이슈에 흔들
위기에도 베트남 시장 지배력 강화 위해 투자·협력 가속화
“베트남 전 사업 분야서 친환경 스마트 전초기지로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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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베트남 화학∙중공업 부문 등 투자 늘려 복합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한다. [사진 = 효성 블로그]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의 해외 전진기지로 삼고 있는 베트남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베트남은 조현준 회장이 섬유·산업자재·화학·중공업 등 그룹의 핵심 산업을 모두 생산하는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로 키우고자 2007년 처음 법인을 설립하고 10년 넘게 공들이고 있는 해외 거점지다.

 

조 회장은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 세계 1위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화학, 중공업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공언할 만큼 베트남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의 의지에 따라 효성그룹은 현재까지 베트남에 총 35억달러(한화 약 4조6000억원)를 투자해 약 6곳의 생산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약 34억달러(한화 약 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트남을 기반으로 승승장구해 온 효성그룹에 최근 먹구름이 드리웠다. 올해 초, 조 회장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공든 탑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이 설비보수 이슈가 불거진 것. 여기에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에 경기둔화,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효성화학 실적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위기 속 조 회장은 오히려 베트남에 대한 투자와 협력 의지를 다지며 베트남 생산 기지 확대에 대한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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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베트남 PP 공장 전경. [사진 = 효성화학]

 

■ 흔들리는 조현준 회장의 공든 탑 ‘베트남 PP 공장’

 

효성화학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PP 생산 수직계열화를 이루고자 ‘부두-액화석유가스(LPG) 저장시설-탈수소 공장-PP 공장’으로 이어지는 대대적인 생산기지 구축을 기획했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은 2017년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어붕따우성 지역에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현지 최대 PP 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완공 시 예상되는 연간 생산 규모는 60만톤(t)으로, 동남아·중국 시장 공략 거점지로서 효율성 및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효성화학은 2018년 베트남 법인 효성비나케미칼을 설립하고, 2019년 연간 30만톤 규모의 PP 공장 준공에 들어가 2020년 4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6월 PP 생산공장 증설, LPG 저장탱크, 탈수소 공장 구축 등을 진행하며 PP생산 수직계열화 구축을 마무리해 올해 초부터 완전체 가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런데 가동률을 높이는 과정에서 PDH(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하여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지난 2~3월, 5~6월에 이어 지난 9월 점검·보수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결국 효성화학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효성 화학의 연결기준 영업 적자는 1분기 332억원, 2분기 681억원, 3분기 1398억원으로 점점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신평원은 분기 영업적자 흐름에는 베트남 PDH 설비 이슈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프로판 가격 상승,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효성비나케미칼 실적 부진이 전사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평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국내외 설비 증설 계획 등을 고려하면 프로필렌, PP 수급이 단시일 내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상승한 원가 부담, 베트남 PDH 설비 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점검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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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베트남에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는 등 사업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 효성그룹]

 

■ ‘공든 탑이 무너지랴’…베트남 거점 확대 의지 다져

 

5년간 공든 탑이 흔들리는 가운데 조 회장은 오히려 베트남 거점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효성티앤씨는 나일론을 증설하고자 베트남에 신규 법인 효성동나이나이론 설립과 150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앞서 효성티앤씨는 나일론 원사를 생산하던 울산공장에서 올해 초 화재가 발생하면서 설비가 소실되면서 생산능력이 축소됐다. 

 

줄어든 생산량 회복을 위해서는 효성티앤씨는 베트남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일론 설비 증설은 반드시 필요했고, 베트남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지난 6일에는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을 접견해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고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조 회장은 “효성이 팬데믹과 세계경제 불황의 위기 가운데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기업들의 투자 여건을 확보해 준 덕분이다”라며 “앞으로 전 사업 분야에서 친환경 스마트 전초기지로 키우는 등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협력 강화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효성 세계화의 기반이 될 베트남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 조성 목표 달성은 순항 중이라는 입장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베트남은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 아래 2007년부터 선제적으로 투자해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PP 공장은 설비 보수를 완료하고 지난 10월 초부터 정상가동 중”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봉쇄 등 대외적인 영향으로 다소 실적 부진이 있었으나 베트남 법인이 정상 가동되고 시장은 개선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수익성 역시 회복될 전망”이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일관된 생산체제를 갖춘 당사의 해외 최대 생산기지인 ‘동나인 법인’과 신규 법인 ‘효성동나이나이론’이 만나 베트남 섬유시장에서 스판덱스에 이어 나일론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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