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 글로벌 10兆 시장 노크…타그리소와 겨룰 게임체인저 기대감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유한양행이 라이선스 아웃 방식으로 개발 중인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티닙)의 시장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들 중 의약품 시장 게임 체인저급이 없었기 때문에 렉라자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1500억원 규모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의 3세대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가 시장점유율 66.6%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렉라자가 출시되면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6년 국내 출시 후 23억원 매출을 올린 후 2017년 급여권에 등제돼 1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급성장을 보이며 2018년 594억원, 2019년 792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지난 2020년 1065억원의 매출을 올리다 지난해 1000억원대 초반에 매출이 머물고 있는 상태다.
타그리소는 지난 2020년 글로벌 시장에서 43억3000만달러(5조10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한양행은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를 1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일 공개된 유한양행 렉라자의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렉라자는 1세대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이레사’(아스트라제네카)와 비교 대조됐는데 효능이 두 배 정도 앞섰다. 렉라자를 복용한 환자는 다시 질병이 진행되는데 20.6개월이 걸렸지만 이레사는 9.7개월만에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세대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와 3세대 치료제를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타그리소(3세대 치료제)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효능을 평가할 적절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직 거론하기는 이르지만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비교했을 때 효능이 같거나 다소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렉라자가 급여 등재 후 유한양행이 제품력을 앞세워 영업전을 펼친다면 국내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50% 이상을 장악할 것으로 점쳐진다.
■ 렉라자, 빠른 급여 등제 시 국내 매출 750억원 이상 될 듯
렉라자가 시장 점유율을 50%에 도달한다면 유한양행은 연간 750억의 매출을 가져갈 것으로 추정된다.
유한양행의 약품사업부 지난해 총 매출은 1조1797억원으로 이중 HIV-1 치료제인 ‘비리어드’와 고혈압약 ‘트윈스타’의 경우 지난해 각각 830억원, 8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렉라자가 750억원의 매출만 올려준다면 세 의약품으로 유한양행은 전체 매출 중 20%에 해당하는 2423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비리어드와 트윈스타의 경우 환자에게 꾸준한 처방이 이루어져야 하는 약품이라 매출이 일정하지만, 렉라자는 폐암 환자가 꾸준히 복용한다는 전제를 하면 시장 규모를 정확이 예측하기는 힘들다.
■ 얀센바이오테크에게 역대급 마일스톤 수령... 계약금+로열티+원료수출 등으로 유한양행 매출 급성장 가능성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라이선스 아웃 방식으로 개발했다. 미국 제약사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바이오테크와 1조5918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바이오사 중 역대급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특히 글로벌 판매 물량에 대해 로열티를 받는 것이 유한양행에게 있어 매력적이다. 또 렉라자 제조에 따른 비용도 유한양행 매출을 급성장시킬 것으로도 관측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논의 중이지만 글로벌 물량을 당사가 생산할지, 원료만 배합해서 얀센에 공급할지 정해지지는 않았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글로벌 물량에 대해 추가적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열티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얀센바이오테크가 라이선스 아웃 계약에 1조5918억원을 지불한 것을 미루어 봤을 때 꽤 클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