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유통업계, PB상품 공급처 푸르밀과 빠른 손절…'괘씸죄' 찍혔나
CU, 이마트24, 이마트 등 동원F&B로 변경
사업 종료 통보 협력업체에 별도 없어
푸르밀, 내년 재도약 먹구름 전망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푸르밀과 기존 자체브랜드(PB)상품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공급처를 빠르게 손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푸르밀의 재도약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과 협력 계약을 맺었던 CU(BGF리테일), 이마트24, 이마트 등 유통업체는 PB상품의 대체 협력사를 동원F&B 등 다른 유업체로 변경 중이다.
CU는 PB상품인 '헤이루(HEYROO) 초코, 바나나 프렌즈우유'의 제조·공급처를 동원F&B로 변경했다. 이마트24도 PB상품 '하루e한컵 우유'를 협력사를 동원F&B로 변경했다.
이마트는 대체협력사를 찾는 중이다.
그간 이마트 노브랜드는 푸르밀에 9종의 PB상품을 맡겨왔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노브랜드 굿모닝 굿밀크'다. 이 제품은 푸르밀, 부산우유농협, 데어리젠 등 3곳에서 나눠 생산했으나, 현재는 푸르밀을 제외한 2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외에 8종의 발주를 중단하고 대체협력사를 찾고 있다.
이외에 GS더프레시와 홈플러스도 푸르밀에 맡겼던 PB상품 협력업체를 찾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푸르밀은 사업종료를 하면서도 협력업체에 별도의 통지도 하지 않았다"면서 "괘씸죄가 작용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푸르밀은 유제품 소비 감소, 코로나19 등 여러 이유로 인해 4년간 3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진은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지난 10월 17일 전 직원에 정리해고를 통보했지만, 24일 만에 노동조합과 교섭해 30% 구조조정 조건으로 사업 유지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푸르밀 경영진은 사업종료를 철회하면서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 하고자 하오니 부디 회사에 대한 미움을 거둬 주시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그동안 협력해왔던 회사와 거래가 끊어지면서 내년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원F&B는 푸르밀과 협력했던 유통업체와 거래를 맺으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동원F&B는 푸르밀에 등을 돌린 CU, 이마트24, 이마트 등 유통업체와 신규 계약을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우아한형제들의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의 PB상품 위탁 생산을 따내면서 협력사를 늘리고 있다.
현재 동원F&B는 가공유류 4위, 발효유류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등 여러 이유로 우유 소비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PB상품을 생산하는 곳들이 늘고있다"며 "동원F&B도 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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