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상사가 눈독 들이는 미래사업은? (13)] DX, 기존사업 효율화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노린다②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12.02 00:30 ㅣ 수정 : 2022.12.02 00:30

[기사요약]
식품 공급망 전 분야에서 경쟁하는 미쓰비시와 이토추, 이제 싸움은 DX로 확산
미쓰비시 상사, NTT와 공동으로 AI 활용한 식품유통 공급망 내 수요예측 시스템 개발
식품유통의 성과 확인 후, 타 산업분야로 확장하는 ‘산업 DX 플랫폼’ 지향
이토추 상사, FamilyMart 현장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수요예측 정확성 올려..
구매 데이터 활용,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디지털 광고 송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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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종합상사는 “라면에서 로봇까지” 세상의 모든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새로운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비즈니스를 육성해 온 역사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친환경, 디지털화 트렌드를 타고 종합상사의 신규사업 도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의 미래사업 투자 동향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 포착의 힌트를 얻어 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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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Mart 점포에서 활용하고 있는 AI 캐릭터 ‘레이첼 [출처=COUGER]

 

[뉴스투데이=조항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DX(Digital Transformation)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을 지난 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편부터 일본 주요 종합상사들의 DX 추진전략에 대해 알아보겠다.

 


• 식품 공급망 DX 추진 후, 사업화 노리는 미쓰비시 상사와 이토추 상사

 

미쓰비시 상사와 이토추 상사는 식품 가공에서 도매, 편의점(미쓰비시 상사의 Lawson과 이토추 상사의 FamilyMart)에 이르는 식품 공급망 전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데, 이제 이 싸움은 DX(Digital Transformation)로 확산하고 있다.

 

식품 공급망 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과잉 재고로 인한 지나친 식품 손실(Loss)의 발생이다. 이는 공급망 내의 개별 회사 간에 충분한 정보 공유가 부족하고, 결품의 두려움 때문에 과잉 재고를 가져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매점에서 특정 상품의 세일을 실시할 때, 도매점은 공급 확보를 위해 적정 재고 이상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고, 제조업체가 신상품을 투입할 때에도 소매점에서 판매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재고가 쌓이는 경우가 빈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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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인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Industry One. 미쓰비시 상사가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industry-one]

 


• 미쓰비시 상사, AI 활용한 수요예측 시스템 개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쓰비시 상사는 2020년 4월 NTT와 공동으로 AI를 활용한 식품유통 공급망 내에서의 수요예측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약 1만개 점포에 대한 실증 실험에서 물류센터 재고 30% 삭감, 재고와는 상충관계에 있는 결품률도 전체적으로 저하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미쓰비시 상사는 식품유통의 성과를 확인한 후,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타 산업분야로 확장하는 ‘산업 DX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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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미쓰비시 상사 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재구성]

 

미쓰비시 상사는 산업 DX 추진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에 있어서는 관련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를 추진하면서도, 타사와는 달리 핵심 기술과 사업을 내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고객 데이터와 영업 노하우는 ‘귀중한 자산’으로 이를 외부에 개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디지털 관련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자회사 MC Digital(미쓰비시 상사 100%)을 설립하였고, 2021년 3월에는 종합적인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회사로 Industry One(미쓰비시 상사 51%, NTT 49%)를 설립하였다.

 

NTT는 미쓰비시 상사의 핵심 파트너로 이미 2019년 12월부터 MC Digital과 함께 식품 DX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해 온 회사이다.

 

Industry One의 설립 의미는 내부 효율화를 넘어 시스템의 외부 판매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최근 Industry One은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SENKO의 입출고 데이터를 활용한 AI 수요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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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One과 식품 DX를 추진 중인 SENKO 물류센터 전경 [출처=SENKO Group]

 


• 이토추 상사, 현장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수요예측의 정확도 제고

 

이토추 상사도 식품 공급망 DX화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을 진행한 곳은 차세대 비즈니스 추진실 산하의 데이터 활용 추진팀. 이토추 상사와 함께 그룹의 시스템 개발회사 이토추 테크노솔루션즈(CTC)와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BrainPad 멤버로 구성된 혼성 부대다.

 

당초에는 이토추 상사의 식품도매업체인 일본 악세스의 출하실적과 기상 데이터를 활용, 수요예측 AI 개발에 착수했으나 좀처럼 예측의 정확성이 올라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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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닛케이산업신문, 2021.2.16]

 

정확도 향상의 결정적 계기는 FamilyMart의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 것이었다. 식품유통 현장은 식품업체에서 도매, 소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레이어가 관여하고 있고, 각자의 입장에서 독자적 경영판단을 하는 복잡한 구조이다.

 

여기서 수요에 큰 영향을 주는 소매 데이터를 덧붙여서 식품유통과 소매의 현장을 연결함에 따라 수요예측의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렸다고 한다.

 

또한, 이토추 상사는 시스템 개발업체 쿠거(Couger)가 개발한 AI 점장업무 지원 시스템을 FamilyMart에 도입했다.

 

FamilyMart 점포에서는 매일 아침, 점장과 AI 캐릭터 ‘레이첼’과의 미팅이 열린다. 레이첼은 전날 매출실적을 기초로 특정 상품의 발주량 등을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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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ger의 가상 어시스턴트 레이첼 [출처=COUGER]

 

식품 DX와 연계된 또 하나의 사례가 디지털 광고인데, 이토추 상사와 FamilyMart, NTT Docomo, Cyber Agent 4사 합작으로 설립한 Data One에서 FamilyMart 결제 앱 ‘FamiPay’ 등으로 축적된 구매 데이터를 활용,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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