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100조원대 스마트홈 시장' 잡는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는 갤럭시탭·갤럭시북·갤럭시워치,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는아이패드·맥북·애플워치를 사용했을 때 편리함을 만끽한다.
이른바 ‘갤럭시 생태계’, ‘애플 생태계’라 불리는 '기기 간 연결성'은 업무와 생활에서 작업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기기 간 연결성 강화는 최근 가전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를 보여주듯 삼성전자 ‘스마트싱스(SmartThings)’, LG전자 ‘LG 씽큐(LG ThinQ)’ 등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홈 가전사업 덩치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 자사 제품은 물론 협업사 기기간 연결성까지 강화한 ‘스마트싱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4년 미국 IoT 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가 개발한 개방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IoT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캐이션(앱)을 활용해 가정 내 모니터·제어·자동화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허브를 필두로 모든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경영전략을 세웠다.
당시만 해도 IoT 시장은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IoT를 선점한다면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가능성이 컸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통했다. 삼성전자는 앱 하나로 자사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전 세계 13개 브랜드 가전제품까지 제어할 수 있는 ‘개방성 강화’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더 풍부하고 편리한 스마트홈을 경험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300개가 넘는 협력업체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스마트싱스 앱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포함한 13개 협력업체의 냉장고·세탁기 등 15개 제품군에 40개가 넘는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스마트싱스 앱 가입자 수는 현재 전 세계 2억3000만명이며 삼성전자는 5년 내 5억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스마트싱스 기반 홈 IoT 솔루션을 적용한 스마트 아파트 서비스도 10년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스마트 아파트 서비스는 지난 2020년 11월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래미안 리더스원에 처음 적용한 이래로 2년간 10만 가구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IoT 기능이 적용된 가전제품과 우수한 확장성을 자랑하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맞춤형 스마트 홈 시대를 열어왔다”며 “소비자들이 가전제품과 더불어 아파트 생활 전반을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차별화된 스마트홈 솔루션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 LG전자, 스마트홈서 더 나아간 스마트모빌리티 노린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개발에서 ‘개방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LG전자는 소비자 생활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능’에 방점을 뒀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취임한 후부터 데이터 기반의 LG 팬덤을 만들기 위한 최고경영자(CEO) 직속 플랫폼사업센터를 새롭게 구성하고 LG 씽큐사업을 본격화했다.
기본적으로 LG 싱큐 앱을 통해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 제어와 관리는 물론 이와 연계된 서비스, 콘텐츠, 모바일 커머스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 조 사장이 거듭 강조해오고 있는 ‘차별화된 고객경험’ 기조를 반영해 사용 패턴에 맞춰 진화하고 최적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소비자 맞춤형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UP 가전(업가전)’ 서비스도 LG 씽큐 앱을 기반으로 한다. 씽큐 앱을 통해 가전을 연결하면 사용자에게 필요한 새 기능을 제공하고 제품 성능을 끊임없이 스스로 점검하며 문제가 생기면 맞춤형 처방을 내려준다.
LG전자는 최근 발표한 2023년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본사 및 사업본부에 분산된 LG 씽큐 기획, 개발, 운영을 향후 플랫폼사업센터에서 통합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LG전자는 LG 씽큐를 통한 스마트홈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수단)까지 사업영토를 넓힐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조주완 사장은 “LG 씽큐 생태계를 모빌리티 분야까지 넓힐 것”이라며 “집에서의 경험이 차 안에서도 끊김없이 이어지도록 공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100兆 시장 넘보는 스마트홈, 엔데믹에도 성장 가능성 '활짝'
스마트홈 시장은 가전 기업은 물론 건설사, 통신사까지도 정조준하고 있는 시장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수요가 더 커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공개한 ‘2021 세계 스마트 홈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2020년보다 44%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2020년 기준 608억달러(약 80조원)에서 오는 2025년 1785억달러(약 23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양대 가전기업까지 뛰어든 스마트홈은 내년이면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AI스마트홈산업협회가 발표한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 추이’는 △2019년 70조9698억원 △2020년 78조2837억원 △2021년 85조7048억원 △2022년 93조728억원 △2023년 100조4455억원이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주거 편의성을 중시하는 수요자가 늘어나 스마트홈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에 접어들며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 스마트홈 시장 성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스마트홈을 통한 주거 편의성을 이미 경험한 이들이 많아 그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기업마다 추구하는 스마트홈 전략이 다른 만큼 소비자들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더 넓어지고 다양한 차세대 스마트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