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HJ중공업 홍문기 호(號), 특수선·상선사업에 '초격차 기술' 거머쥔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11.28 04:25 ㅣ 수정 : 2022.11.29 02:07

HJ중공업, 해군 신형고속정 수주해 첨단 기술력 뽐내
LNG 이중연료 추진 기술 확보해 상선 분야에서 선전
추가 부지 마련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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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기 HJ중공업 대표이사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회사 이름을 지난해 말 바꾼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특수선 수주·건조와 친환경 컨테이너선 건조 역량으로 '초격차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초격차 기술력은 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 격차를 뜻한다. 

 

이에 따라 HJ중공업은 △특수선(군함, 해양경찰함 등)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갖추고 △친환경 상선 수주·건조에 주력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동력을 확보하는 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이 '야심 찬 미래 비전'을 마련한 데에는 지난 32년간 사용해온 회사 이름 한진중공업을 HJ중공업으로 바꾸기로 한 결단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남영동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한진중공업은 기존 사명 상표권을 가진 한진중공업홀딩스와 상표권 사용 기한이 끝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시대에 걸맞은 종합 중공업 기업으로 재도약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추진해 왔다. 

 

‘HJ’ 라는 사명에는 80년 업력을 넘어 100년을 향한 재도약을 시작하며 최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이 담겼다. HJ는 ‘The Highest Journey(위대한 여정)’의 약자다.

 

이와 관련해 홍문기(60·사진) HJ중공업 대표는 “새로운 사명은 HJ중공업이 종합중공업 기업으로 위상을 재정립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기업으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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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이 지난 5월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해군 신형고속정 4척 통합진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J중공업]

 

■ 신형고속정 4척 수주하며 특수선 역량 과시...'차세대 전투함정'으로 인정 받아 

 

오랜 기간 특수선 역량을 닦아 온 HJ중공업은 지난 24일 해군 신형고속정(검독수리-B Batch-I) 4척을 수주했다. 수주 계약 규모는 총 2120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수주한 신형고속정은 고성능 유도 로켓과 원격사격통제체계, 전자전장비와 스텔스 건조공법 등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신형고속정은 기존 참수리 고속정과 비교해 화력과 기동성은 물론 탐지, 방어능력, 임무 수행능력까지 대폭 향상돼 명실상부한 차세대 전투함정으로 인정받고 있다.

 

HJ중공업은 본격적으로 조선업을 개시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참수리 고속정 100여척을 건조·인도한 업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차세대 고속함인 유도탄고속함 8척과 차기고속정 20척의 건조를 맡아 국내 고속함정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어왔다.

 

이 같은 수십 년 간 노력에 힘입어 한국 영해는 안전하게 유지됐고 HJ중공업 역시 오랜 기간 동안  한국 대표 중견 조선소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중견 조선소가 2011~2018년 조선·해운 불황 지속으로 사라졌다"며 "그러나 HJ중공업은 특수선 명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해군, 해양경찰 등으로부터 특수선을 꾸준히 수주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HJ중공업은 다른 조선소다 보다 협소한 26만㎡(약 8만평) 야드(선박 건조 공간)를 갖췄지만 특수선 수주와 건조를 최적화할 수 있는 공간과 물량을 확보해 중견 조선소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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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이 운항하고 있다. [사진=HJ중공업]

 

■ HJ중공업, 상선 사업 재개...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 손에 넣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

 

HJ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상선 수주를 재개하며 상선 영업력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보강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HJ중공업은 '효자'인 군함 수주가 꾸준하게 늘고 있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 보다 많은 마진(이윤)이 남는 상선 건조가 필요해 상선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총 3200억원 규모, 5500TEU 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TEU는 20피트(6.09m) 길이 컨테이너 박스 1개를 뜻한다. 즉 5500TEU 컨테이너선은 5500개 컨테이너박스를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선박을 뜻한다. 

 

또한 HJ중공업은 지난 4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기술을 개발해 친환경 시대에 걸맞은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뽐냈다. 이 선박은 LNG를 연료로 사용해 추진하기 때문에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HJ중공업은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기술'로 영국 선급 로이드(LR)로부터 기본설계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선급은 새로운 선박기술에 대한 안정성 및 정합성 등을 체크하고 인증해주는 기관이다.

 

이 같은 기술 개발에 힘입어 HJ중공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를 준수하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HJ중공업은 지난 6월 유럽 선사로부터 총 2억4000만달러(약 3200억원) 규모의 77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한 후 7월에는 6월 수주한 물량의 옵션계약도 거머쥐었다.

 

옵션계약은 기본 발주 물량에 더해 추가 발주되는 물량을 뜻한다. 즉 HJ중공업은 지난 6월 수주한 2척 그리고 7월 2척까지 포함해 총 4척의 선박건조를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추가 수주는 HJ중공업이 상선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결국 HJ중공업은 지난해 상선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지 1년 만에 목표 달성에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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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거제공장 전경 [사진=HJ중공업]

 

■ 거제 부지 확보해 추가 도약 발판 마련

 

앞서 언급한 것처럼 HJ중공업의 야드 넓이는 비교적 협소한 편이다. HJ중공업은 이를 극복하고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9월 경남 거제시 연초면에 있는 ‘거제오비 일반산업단지’에 5만㎡(약 1만5000평) 부지를 확보했다.  이 부지는 HJ중공업 선박 구성품인 블록을 생산하고 보관한다.

 

특히 추가 확보한 부지는 기존 소유자가 선박용 블록을 제작하고 공급한 곳이다. 이에 따라 HJ중공업은 블록 생산에 필요한 조립공장과 도장공장, 부속시설, 크레인과 변전설비 등 필수시설을 최소 비용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거제 부지 확보는 HJ중공업 조선업 매출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HJ중공업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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