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운송거부 화물연대에 '업무개시명령' 조기 발동 검토...물류대란 막기 위한 선제조치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정부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 사태를 막기 위해 '업무개시명령'을 조기 발동할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하나가 돼 위기 극복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했다"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다음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가 경제 활동에 심각한 피해를 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조치가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면, 화물연대로서는 처벌 부담과 면허 취소 등 불이익을 떠안게 된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나 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 거부해 큰 지장을 주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거부할 때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전날 오전 대국민 담화문에서 "심각한 위기까지 초래한다면 업무개시명령도 발동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장관과 대통령의 연이은 언급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데 대통령실은 방점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위중하게 보고 있다"며 "말로만 경고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외여건 악화로 한국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지난 23일부터 연이틀 수출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그런 가운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가 지속할 경우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수출 물류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란 게 대통령실 우려다.
또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이 다음 달 2일 예고된 만큼 노동계 '동투'(冬鬪·겨울 투쟁)가 본격적으로 번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