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 더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단행돼야"<한국투자證>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크레딧채권시장의 경색이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더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단행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물가 정점론이 확산하고 미국 채권금리가 급락해 미국채 10년물은 기준금리 상단인 4%보다 낮은 3.8% 내외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미국채 금리 급락을 반영해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 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통화정책이 미국과의 정책금리 역전 부담을 덜고 국내 물가 및 경기, 금융안정 등 국내 상황을 반영해 결정될 수 있다는 안도감이 확산했다"며 "이에 국내 국채금리도 만기 3년 내지 10년물이 3.7~3.8%대로 급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채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크레딧채권시장은 금융당국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에 최악의 상황만 벗어나 공사채나 특수은행채 등 신용도 측면에서 상단에 위치한 크레딧채권을 제외하고는 아직 온기가 제대로 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카드채나 은행계 캐피탈채 등도 채안펀드(채권안정펀드) 가동에 힘입어 발행에 성공하고 있고, 실적이 안정적인 우량등급 회사채 유통물도 일부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하지만 비은행계 캐피탈채는 여전히 발행 부진을 탈피하지 못하는 등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중 유동성이 말라있는 상황이 상당수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은행은 정기예금 급증 속에 규제완화를 통해 가용재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유동성 부족 가능성을 우려해 시중은행에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 자제를 요청할 정도로 나머지 금융권의 자금 사정은 타이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투자기관의 경우에도 부동산시장발 금융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내 안전자산이자 환금성이 좋은 국채 중심의 운용을 하고 있는 가운데, 크레딧채권은 초우량물 중심의 제한적 운용이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도 다수 투자기관의 자금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크레딧채권시장 내 온기 확산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시중은행이나 일부 공적 투자기관 등 자금여력이 있는 기관들이 적극 나서 시장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정책에 입각한 정책금융 수행이 주역할로 손익 측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국책은행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시중은행은 특은채 매입을 늘려 국책은행의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실탄을 확보한 국책은행이 전면에 나서 자금시장 경색을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 온기가 아래쪽으로 원활하게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최근 정부가 연기금이나 우본 등 공적 투자기관의 해외투자계획 조정을 요청해 국내 투자비중 확대를 유도할 뜻을 표명했는데, 자금 여유가 있는 공적 투자기관이 신탁이나 랩, MMF 등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매입 등을 늘리는 결과가 나온다면 단기자금시장 경색 해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중 유동성이 말라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연이어 나오고 있는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실제 집행 측면에서 보다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단행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