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이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하겠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해 논란을 빚은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직원 30% 감원을 조건으로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업종료 계획을 밝힌 지 24일 만이다.
푸르밀 노사는 직원 30% 감원에 합의하고 사업을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푸르밀 사측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기존 사업종료 발표를 철회하고, 구조를 슬림화해 효율성을 바탕으로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겠다"며 "약 1개월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푸르밀은 "누적된 적자로 경영 위기를 넘어 회사의 존폐를 고민할 만큼의 상황에 이르렀다"며 "현금 유동성마저 고갈돼 사업을 더 영위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 이르러 직원들에게 정상적인 급여 지급이 가능한 날까지만 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유제품 소비 감소, 재료비·유류대 상승 등으로 2018∼2021년 4년간 3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고 올해도 18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푸르밀 직원 약 400명은 갑작스러운 사업종료 통보로 생계가 막막해졌다며 반발해왔다. 또 푸르밀 대리점주와 회사에 원유를 공급해온 농가들도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며 집단행동을 벌였다.
푸르밀은 감원과 관련해서는 우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오너 일가의 지분이 90%에 달한다. 신준호 전 회장이 60.0%를 보유하고 있고 신 전 회장의 장녀 신경아 대선건설 대표가 12.6%,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10.0%, 손자 2명의 지분이 각각 4.8%, 2.6%다.
푸르밀은 "푸르밀에 대한 미움을 거둬주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