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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구조학과 교수들의 ‘119구급법 개정안’과 ‘간호법’ 저지…계란으로 바위치기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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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기자
입력 : 2022.11.09 18:05 ㅣ 수정 : 2022.12.01 16:28

소방청 주재 '119 구급법' 개정안 관련 회의, 당사자인 윤종근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도 못 들어가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회의장에 못들어온 응급구조사협회 측에 회의 내용 설명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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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박시은 전국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 회장의 부탁으로 지난 10월 21일 소방청이 주재하는 ‘119 구급법’ 개정안 관련 회의 취재를 갔다. 그 성격상 당연히 공개회의라 생각했는데 사전에 초청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어 회의장 입구에서 출입을 저지당했다. 

 

회의가 시작되고 10분이 지났을까, 응급구조학과 교수들이 ‘119 구급법 개정안 반대’라는 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서있었다. 이미 소방청 회의에 초대된 사람들은 다 들어갔는데 의사표현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모습이 딱해 보여 필자가 “회의 시작했어요. 중요한 사람들 다 들어갔어요”라고 알려줬다. 

 

이 얘기를 듣고는 안타까워하며 발을 동동거리던 윤종근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이 “우리는 원래 이런 대우를 받아요”라며 체념했다. 

 

1시간 반 정도 진행된 회의가 끝나자 이들은 회의장 출입구에서 다시 한 번 의사표현을 했다. 하지만 소방청 관계자들이 다른 출입구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시위는 무용지물이 됐다. 이들을 안타깝게 본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다가와서 소방청 회의에서 논의된 얘기들을 설명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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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1일 소방청 주제 119구급법 개정안 관련 회의가 끝나고 회의장 출입구에서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응급구조학과 교수들(왼쪽), 서울 지하철9호선 국회의사당역에 간호법 제정을 주장하는 대한간호협회의 광고물(오른쪽) [사진=최정호 기자]

 

윤종근 회장은 우리나라 응급구조학과 1호 졸업생이다. 대학병원에서 응급구조사로 활동한 후 현재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응급구조사지만 간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취득 당시 응급구조학 박사 과정은 없었음) 윤 회장은 의료현장과 교단에만 있어 와서 시위와는 무관한 사람인데 어리숙함을 무릅쓰고 119 구급법 개정안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이 시위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많은 졸업생들이 119구급대원으로 취업하는 것이다. 응급구조학과 졸업생들의 진로는 응급실 아니면 119구급대가 전부다. 

 

병원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응급실을 폐쇄하면서 응급구조사가 취업할 곳이 줄어들고 있다. 또 119구급대도 간호사 출신들이 대거 취업하면서 응급구조학과 졸업생들의 취업문이 좁아졌다.  

 

현 상황에 119구급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되면 119구급대의 1응급구조사 업무 영역을 간호사가 침범할 수 있게 된다. 즉 1급 응급구조사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119구급대의 응급구조 실력은  하향평준화 되는 길이 열리는 게 되는 셈이다. 

 

현재 간호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검토만 끝나면 본회의에 부위될 수 있게 된다. 만일 간호법이 통과되면 119구급대 내에 간호사가 늘어나고 업무영역도 1급 응급구조사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간호법과 119구급법 개정안을 막아서려는 응급구조학과 교수들의 힘은 너무 미약하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 통과를 위해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사 내 광고판을 도배했다. 응급구조학과 교수들은 국회 앞에서 피켓 하나 들고 서 있는 게 전부다. 누가 이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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