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코웨이·SK매직·청호나이스 등 렌털업계, 말레이시아에 사활거는 이유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1.06 05:00 ㅣ 수정 : 2022.11.06 05:00

국내 렌털시장 포화상태에 코로나19 창궐 따른 위생·건강 관심 커져
인구 3387만명 말레이시아, 동남아 최대 생활가전 렌털시장으로 '우뚝'
수질오염 우려 커 말레이시아 소비자 정수기 등 렌탈 수요 갈수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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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고객 방문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코웨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렌털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국내 렌털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가 위생·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져 렌털 서비스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환경가전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렌털 기업들이 해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최대 생활가전 렌털 시장을 갖추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국내 렌털 기업들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이에 따라 '코웨이'를 시작으로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 국내 주요 렌털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일부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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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은 말레이시아 직수정수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JIK.SOO’ 브랜드를 론칭했다. [사진 = SK매직 유튜브 캡처] 

 

■ 말레이시아로 뻗어 나간 ‘K-렌털’ 서비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렌털시장에서 개척자 역할을 한 것은 코웨이다. 코웨이는 2006년 말레이시아 법인을 처음 설립하고 이듬해 말레이시아 최초로 렌털·코디서비스를 도입했다. 

 

정기적인 제품 관리 서비스 개념이 정립돼있지 않던 말레이시아 시장에 코웨이는 한국에 있던 렌털·코디 서비스 시스템을 그대로 옮겼다. 당시 말레이시아 현지 정수기업체 대부분은 관리서비스 없이 일반 소비자가 필터를 직접 교체하는 방식을 펼쳤다. 이에 비해 정수기 상태를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코웨이의 렌털·코디 서비스는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코웨이는 2010년 정수기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에서 ‘할랄(HALAL)인증’을 획득했다.  할랄은 '허락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다. 즉, 할랄인증은 무슬림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식을 먹거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만 부여하는 인증 마크다.  외국기업이 이슬람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할랄인증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코웨이는 또한 2015년 말레이시아 현지인 코디를 대폭 늘리고 △2017년 코웨이 런 마라톤 대회를 열었으며 △2018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코웨이 정수기를 체험할 수 있는 '퓨어존(Pure Zone)'을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코웨이 관계자는 "현재는 온수를 즐겨 마시는 동남아시아 특성을 고려해 온수 기능을 특화한 정수기를 판매하는 등 사용자 편의에 발맞춘 현지 특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쿠쿠홈시스는 코웨이에 이어 국내 렌털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말레이시아에 판로를 열었다. 

 

쿠쿠홈시스는 쿠쿠전자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할되기 이전인 2015년 정수기,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내 최초로 기간별 렌털 비용을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신규 가격 정책 ‘GOOOD Plan(굿플랜)’을 더욱 합리적이고 세분화된 렌털 서비스로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SK매직은 SK네트웍스의 해외 투자법인으로 2018년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렌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직수정수기에 강한 SK매직은 말레이시아 직수정수기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현지에 ‘JIK.SOO’ 브랜드를 선보였다.

 

SK매직은 내년에는 식기세척기 렌털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SK매직은 말레이시아 주방에 최적화된 식기세척기를 개발하기 위해 한국 연구개발(R&D)팀에게 말레이시아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시장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매직과 같은 해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한 청호나이스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을 렌털 중심으로 방문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지난 10월에 말레이시아 북부 최대 도시 페낭에 새로운 제품 쇼룸과 사무실을 열어 말레이시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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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 살균얼음정수기 '세니타'. [사진=청호나이스]

 

■ 렌털기업 해외 실적 '쥐고 흔드는' 말레이시아

 

국내 렌털 기업들이 너도나도 말레이시아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노력한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인구 3387만명인 말레이시아는 중산층이 두텁고 수질오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 정수기 등 렌털 수요가 탄탄하다.

 

이는 산업화로 강과 수로가 공업폐수와 축산폐수, 생활 폐수로 오염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도관이 노후화돼 녹이 다수 포함돼 있는 수돗물이 공급되기 때문에 정수기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은 연평균 45%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웨이의 최근 5년간 말레이시아 매출을 분석해보면 △2017년 2075억원 △2018년 3534억원 △2019년 5263억 △2020년 7085억원 △2021년 9802억원으로 해마다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해외법인 매출 대부분을 말레이시아가 책임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법인 매출액은 6864억원이며 이 가운데 5375억원은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SK매직 말레이시아 법인도 △2019년 211억원 △2020년 214억원 △20201년 225억원을 달성하며 꾸준한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SK매직 말레이시아 법인은 식기세척기 등 렌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오는 2027년 현지에서 매출 32억링깃(약 98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쿠홈시스도 2021년 해외 법인 매출 총 3168억원 가운데 2933억원이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이 2017년 약 3억달러(약 4260억원)이며 2023년까지 5억달러(한화 약 7100억원)를 돌파해 향후 5년간 약 6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향후 'K-렌털 서비스'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시장이어서 렌털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자체가 원래 방문판매로 로컬시장이 발달해 있던 국가여서 렌털시장 진입이 쉬웠고 그 안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한국 렌탈시장이 2000년대 이후 점점 커져왔듯이 말레이시아도 계속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렌털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로 판로를 넓히는 교두보인 만큼 현지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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