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물류가 뜬다 (5)]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물류 넘어 중고차·수소 등 '새 먹거리' 공략 잰걸음(하)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물류·중고차·수소 등 새 사업 발굴 나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 인수 가능성 '모락모락'
미국 중고차 경매업체 GEAA 인수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美 공략
현대차그룹 수소사업 핵심 플레이어로 등장
지구촌을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완화되면서 전 세계 물류난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류망 병목현상이 해소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전세계 물류인력과 물동량 감소로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글로벌 물류기업 실적이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완성차 물류에 특화된 현대글로비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완성차 수요와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물량 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기업 물량까지 거머줘 진정한 글로벌 물류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수소, 폐배터리 등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현대글로비스의 현황과 향후 사업 비전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김정훈(62·사진)대표가 이끄는 해상운송업체 현대글로비스가 주력 업무인 자동차 물류외에 중고차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본격 나서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해상 운임이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영토 확충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기존 완성차 물류 역량을 기반으로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인 수소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유일의 완성차 물류 기업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옛 현대상선)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핵심 사업 역량에 집중하면서 중고차 사업과 수소사업 그리고 HMM 등 기업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현대글로비스, 한국·미국 중고차 판매와 물류시장에 진출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눈여겨 보고 있는 분야가 중고차 사업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38조원에 이르는 거대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판매 앱을 만들어 차량을 판매하고 물류도 함께 거머쥐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와 중고차 중개인 간에 중고차 품질을 믿지 못해 구입을 꺼리는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성'이 팽배했다.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 상담 건수가 해마다 1만여건이 넘고 이와 같은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중고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 개시다.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중고차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작하면서 업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엔지니어들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고차에 대한 정밀진단, 인증검사 등을 하고 차량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고차에 눈길을 주지 않았던 소비자가 중고차 시장에 새롭게 유입되면 중고차 시장은 연간 60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초 온라인 중고차 중개 플랫폼 ‘오토벨’ 앱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차량 판매와 탁송(물류)업무를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오토벨을 활용해 투명한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며 "신뢰성 높은 판매망(딜러) 구축, 허위매물 방지를 위해 딜러들이 오토벨 회원에 가입하면 사업자등록증과 사원증을 필수로 제출하도록 하고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한국외에 미국 중고차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현대글로비스는 10월 4일(현지시간) 미국 중고차 경매장 운영업체 GEAA를 인수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GEAA는 지난 2003년부터 미국 펜실베니아주(州)에서 중고차 사업을 해왔으며 약 6만평 부지 경매장에서 중고차 경매 진행과 판매 업무를 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세계 최대 완성차 시장인 미국에 판매 거점을 마련해 오프라인 중고차 영업을 활성화하고 네트워크 경매, 증강현실(AR) 도입 등으로 온라인 경매장도 공략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는 현대글로비스가 그동안 구축해온 글로벌 물류·유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GEAA 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점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World)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중고차 시장 규모는 약 991억달러(약 142조원)이며 오는 2023년 1270억 달러(182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며 "현대글로비스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형제기업 현대자동차와 함께 완성차 판매는 물론 중고차 판매, 물류까지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풀이했다.
■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 수소 가치사슬 책임진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10월 종합물류기업(SCM) 역량을 살려 수소 생산·저장·운송·공급 등 모든 영역에서 핵심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내비쳤다.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수소 밸류 체인(가치사슬) 구축의 핵심 역할을 맡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수소 유통 및 인프라 운영 사업을 계속 넓혀 2030년까지 수소출하센터를 9곳으로 늘리고 전국에 총 360곳이 넘는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수소사업은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 현대제철의 수소환원제철, 현대로템의 수소추출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글로비스가 수소 밸류 체인을 책임진다는 것은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을 전적으로 지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현대글로비스가 축적해놓은 물류 역량이 빛을 발할 때가 온 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또 올해 4월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와 최대 15년 장기계약을 맺고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LNG 운송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 운송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겠다는 얘기다.
LNG 운송은 영하 162도로 운영하는 LNG운반선 화물창을 활용해 진행된다. 그리고 수소는 영하 253도까지 온도를 낮춰 액화해야 운송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그동안 LNG 운송을 통해 쌓은 가스 운송 노하우를 향후 수소 운송에도 적용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HMM 인수 기대감 스멀스멀... 종합 물류기업으로 '우뚝'
현대글로비스의 HMM 인수설(說)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HMM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하에 있다. HMM은 20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한국 최대 컨테이너선사로 확실히 자리 잡아 민영화에 따른 매각설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등이 HMM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현대글로비스가 HMM을 인수하면 명실상부한 종합 물류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현재 현대글로비스 사업 부문은 완성차 해상 물류를 담당하는 ‘해운 부문’, 내륙 운송 및 국내 철강물류 등을 포함한 ‘물류 부문’, 완전분해제품(CKD) 수출 사업이 포함된 ‘유통 부문’으로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컨테이너선은 제과류, 전자제품, 각종 부품 등 다양한 영역 물품을 운송한다"며 "운송 물품이 자동차 등 특정 영역에 한정돼 있지 않아 보다 유연하게 선박을 운용할 수 있어 현대글로비스가 HMM 인수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현대글로비스의 사업 다각화가 회사 성장을 지속시키는 호재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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