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물류가 뜬다 (5)] 현대글로비스 김정훈 호(號), 위기 때 덩치 키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끈다(상)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10.25 05:00 ㅣ 수정 : 2022.10.25 17:47

공격경영 힘입어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 53% 늘어날 듯
현대차 물량 의존도 줄이고 고객사 다변화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탈바꿈
전기차 운송에 특화된 운송 역량 갖춰 '미래 먹거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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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완화되면서 전 세계 물류난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류망 병목현상이 해소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전세계 물류인력과 물동량 감소로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글로벌 물류기업 실적이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완성차 물류에 특화된 현대글로비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완성차 수요와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물량 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기업 물량까지 거머줘 진정한 글로벌 물류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수소, 폐배터리 등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현대글로비스의 현황과 향후 사업 비전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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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완성차 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대표 김정훈·사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기업 규모를 오히려 늘려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2010년 해상운송 사업을 시작하면서 성장세를 거듭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물량이 현대글로비스 물류 물량 대부분을 차지해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적인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톱 완성차 물류 기업 일본선사 NYK와 글로벌 선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 완성차 기업에서 확보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류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글로비스는 '국위 선양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전기자동차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기존 완성차 물류를 강화하고 전기차 전용 물류 플랫폼을 갖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최강 완성차 물류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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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2019~2022년 매출 및 영업이익 [사진=뉴스투데이DB / 자료=FN가이드]

 

■ 현대글로비스, 코로나19에도 선대 확보 통한 이익 극대화 추진 

 

코로나19가 2020년 전세계를 휩쓸면서 완성차 업계를 비롯한 대부분 제조업계는 불황을 겪었다. 

 

이에 완성차 물류를 주요 업무로 삼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실적도 부진해 2020년 영업이익이 6622억원에 그쳤다. 이는 2019년 영업이익 8765억원과 비교해 25% 급감한 성적표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선대(보유 선박) 확대를 멈추지 않았다. 완성차 물류 시장에서 승리하려면 ‘규모의 경제’가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운반선(PCTC)규모를 대폭 늘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찾아올 경제회복과 이에 따른 선박 수요 급증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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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사의 완성차운반선 규모 [사진=뉴스투데이 DB / 자료=클락슨 플라토]

 

노르웨이 증권·리서치기업 리서치업체 클락슨 플라토(Clarksons Platou)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등장하기 이전인 2020년 현대글로비스는 총 86척의 선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2위 선사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 선사 NYK는 100척으로 1위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선대는 95척으로 NYK(105척)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선대 규모 측면에서 순위가 바뀌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는 선대 확대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 9척의 선박을 추가 확보한 반면 NYK는 5척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규모 확장에 따른 핵심사업(해상운송) 강화, 관리 체계 보완, 조직문화 혁신 등에 힘입어 현대글로비스 실적은 2021년부터 급격하게 향상했다.

 

금융 정보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영업이익 1조1262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공격경영을 강화해 올해 영업이익을 1조7414억원으로 끌어올려 지난해와 비교해 53%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진정한 글로벌 완성차 물류기업으로 '우뚝'... 차세대 먹거리 '전기차' 물류 시장 공략에 잰걸음 

 

현대글로비스는 고객사 물량을 최대한 늘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핵심 고객인 현대차그룹 물량 외에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미국 테슬라로부터 대규모 물류 물량을 확보해 글로벌 고객사 늘리기가 핵심 경영화두로 등장했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그룹 외 물량(비계열 물량) 매출 비중은 2021년 기준 총 매출의 61%에 이른다. 현대글로비스 2010년 그룹 외 물량이 12%였던 것을 감안할 때 현대글로비스는 불과 10여년 만에 진정한 글로벌 완성차 물류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7월 폭스바겐 그룹과 5년 장기 해상 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5년 가운데 3년은 기본계약이며 총 3000억원 규모로 체결됐다. 나머지 2년은 계약 연장 옵션으로 진행하며 2000억원 규모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동안 한국에서 유럽에 완성차를 수출한 후 다시 한국과 일본 등으로 돌아오는 선박에 선적할 현지 화물 유치에 힘을 쏟아 왔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폭스바겐그룹과의 계약 덕택에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극동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 미주∼유럽, 유럽∼극동으로 연결되는 전세계 완성차 해상운송 핵심 항로 물동량을 안정적으로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완성차운반선이 공선(짐을 싣지 않은 배)으로 운항하는 구간을 최소화해 선박 적재율(선박에 짐을 싣는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글로벌 완성차 단일 기업과 5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계약규모는 현대글로비스가 2010년 해운사업에 진출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여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현대글로비스는 계약을 체결한 고객사를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고객사가 테슬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가 전 세계 전기차 1위 업체를 고객사로 맞이해 향후 확대되는 전기차 물류 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 입지는 더욱 단단해 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선사 최초로 전기차 특화 해상운송 솔루션을 구축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배터리셀이 차량 하부에 넓게 장착돼 있어 일반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세심하게 운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특성에 맞춘 선적 지침을 마련해 '선적-운송-하역'을 하고 있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선적예약서에 전기차를 나타내는 ‘EV’를 표기해 내연기관차와 구분된 맞춤 관리를 하고 있으며 차량의 간략한 정보를 포함해 배터리 충전율과 화주 요구사항 등을 내부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운송 정보는 화주와도 공유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같은 세밀한 관리를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를 모두 공략하겠다는 '통 큰'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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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글로비스 / 자료=클락슨 플라토]

 

클락슨 플라토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완성차 생산 급감으로 전세계 해상 물동량은 1757만대를 기록해 2019년과 비교해 19% 줄었다.

 

그러나 전세계 완성차 해상 물동량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부터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클락슨 플라토는 완성차 해상 물동량이 2021년 1926만대,  2022년 1998만대, 2023년 2172만대로 해마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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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클락슨 플라토 / 그래픽=뉴스투데이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해상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선대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글로벌 입지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대글로비스는 세계 2위의 선대를 확보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의 차세대 추세인 전기차 물류 역량까지 확보해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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