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모든 수단 총동원, 정부 자금시장 안정에 전력투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뇌관으로 돌변했다. 증권사들은 지난 10년간 부동산PF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며 새로운 먹거리 차원에서 몸집을 크게 불렸는데 부동산 경기침체와 채권시장 자금경색이 맞물리면서 시한폭탄마냥 불안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부동산 PF 대출만 10년새 9배이상 늘려 대출규모만 43조원에 달하고 있어 자칫 사업추진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경우 대출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경고음이 켜졌다. 자금시장 전반을 뒤흔들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부동산PF 실태와 회사채 시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정부가 채권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하는 총력전에 나섰다.
당정은 24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정부와 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은 전날에도 따로 만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회사채 시장, 단기금융시장 경색과 유동성 위축으로 인한 시장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실제로 24일 수백억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오늘만 해도 채안펀드를 동원해 수백억 원의 기업 자금을 지원했다”고 답변해 자금이 동원됐음을 밝혔다.
정부가 채안펀드를 동원한 것이 확인되면서 국고채 금리는 일단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0bp 내린 연 4.305%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12.9bp 하락한 4.503%로 마감했고, 5년물과 2년물 또한 각각 14.7bp, 16.1bp 하락해 4.491%, 4.324%에 장을 마쳤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혼란을 자초한 김진태 강원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금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를 초래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지사는 이어 “강원도는 처음부터 보증 채무를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도가 구체적인 변제 일정을 제시했고, 중앙정부도 고강도 대책을 발표했으니 금융시장이 속히 안정을 찾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발빠른 개입으로 시장은 패닉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부동산, 건설, 카드, 캐피털 등의 회사채 거래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채권시장이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과 부실채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이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상존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전부터 회사채 시장은 경색되어 있었다”면서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부동산 PF 등 물건의 금리가 내려가고 악성매물이 소화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