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2.10.25 07:22 ㅣ 수정 : 2022.10.25 11:40
WSJ “연준, 내달 자이언트스텝 이후 인상 속도 조절할 듯” 비둘기파 연준 위원들 “빠른 인상 속 침체 리스크 줄여야” 美 CPI 7개월째 8% 상회…일각에선 “속도조절 시기상조”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이 대두되면서 최근주식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까지 통화정책에서 매파(강경파) 기조를 보이던 연준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비둘기파적(온건파)인 발언을 내면서 오는 12월 인상 속도조절을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뒤집히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완전한 피벗(정책 기조 전환)을 위해서는 우선 물가의 고점이 확인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04%와 2.08% 상승 마감했다. 두 지수들은 지난 18일 이후 4거래일 만에 나란히 반등했다.
또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지수가 각각 2.47%와 2.37%, 2.31% 올랐다.
이 같은 반등세는 연준이 내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전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내달 초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재차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12월의 인상폭은 작아질 수 있다는 신호를 던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크리스 월러 연준 이사도 이달 초 연설을 통해 ‘11월 회의에서는 긴축 속도에 대해 매우 신중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연준 내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위원들도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연준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은 과도한 통화 긴축에 따른 심각한 수준의 경기 침체에 대한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연은) 총재는 “정책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려 미국 경제가 침체로 몰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이제는 금리 인상을 늦추는 것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8%를 웃돌고 있고, 넓은 영역에 걸처 물가가 오르고 있어 속도조절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미국 CPI는 전년 대비 8.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미국 CPI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8%을 상회했다.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희망적인 생각이 정책 결정을 주도하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잠시 멈출 시간’에 대한 문제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가 높은 수준인지 확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연준의 정책 기조가 완화적으로 돌아선다고 보는 것은 이른 상황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봇을 결정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키울 수 있어서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속도조절론은 11월 0.75%포인트 인상 시 금리가 중립 추정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시각”이라며 “제임스 불라드 연은 총재도 주식시장에 반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고, 속도조절을 주장한 데일리 총재도 긴축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