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처리 못한 경기도의회, 신뢰 잃고 추락...김동연 경기지사, 민생예산 통과 호소

모도원 기자 입력 : 2022.10.24 14:38 ㅣ 수정 : 2022.10.24 15:08

김동연 경기도 지사,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등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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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교 신청사 [사진=경기도]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경기도의회가 파행을 거듭하며 전국 최대 광역의회라는 위상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최근 도의회 여야 의원들은 2차 추경안 처리를 위해 원포인트 임시회를 가졌지만, 끝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폐회했다. 도의회 여야 의원들의 충돌로 추경안 처리가 지연된 것은 지난 1차 추경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경기도의회의 파행으로 오히려 경기도의 여러 책임자들이 다급해진 모양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더불어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가 의회의 파행 사태를 두고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 외부에서 바라보는 경기도 의회는 신뢰의 모습을 잃은지 오래다. 추경안 처리 때마다 반복되는 파행으로 인해 여러가지 민생사업들은 발목을 잡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희힘이 도의회 의석 수를 78대 78로 양분한게  기대와는 달리 '협치'가 아니라 '파행'의 시발점이 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2차 추경안 처리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불발...도의회 여야 의원들은 '네탓 공방'

 

앞서 경기도의회는 지난 363회 임시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추경안을 다시금 처리하기 위해 회기가 끝난 이후부터 지난 20일까지 심의를 진행했다. 예결위의 심의가 끝나면 해당 추경안을 지난 21일 제364회 원포인트 본회의를 통해 의결시키기로 계획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차원으로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추경안은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폐회됐다.

 

이에 도의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 처리가 재차 불발된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비난의 화살을 쏟아냈다. 

 

우선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아 민생 위기를 외면하고 오히려 훼방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측은 국민의힘이 계수조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200억원을 꼼수 증액하려다 지적을 받자 적반하장으로 파행 책임을 자신들에게 몰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도의회 여야 파행 사태를 지켜본 경기도의 정책 책임자들은 추경안 처리 지연이 경제위기 한복판에 있는 민생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추경안을 신속히 처리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일제히 발표했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추경안을 의결하고자 모인 원포인트 임시회 본 회의에서 이와 같은 의회의 파행 사태를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의장으로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재하고자 노력했지만, 끝내 불발됐다”라며 “도민을 뵐 면목이 없다. 또 다시 사죄를 드린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역시 의회의 파행 소식을 접한 뒤 민생경제에 대한 우려의 심경을 전했다.

 

김 지사는 “2차 추경안이 한 달 넘게 처리되지 않고 있어, 민생과 도민 복지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이번 추경안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민생추경’이다”라며 “지역화폐 발행과 고금리 대출을 사용하는 저신용, 저소득자 지원 등 긴급한 민생예산을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경 심의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의 삶에 돌아간다. 도민의 민생은 하루하루가 아쉬울 정도로 다급하다”라며 “하루빨리 도의회가 정상화되어 ‘민생추경’ 심의를 마무리해주시길 1390만 도민과 함께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경기도 역시 파행 직후 입장문을 내고 경기도의회에 추경안을 처리해달라며 호소했다.

 

경기도는 “한 달을 넘긴 현시점까지도 2차 추경안이 처리가 안 돼 도민 복지와 지역경제 회복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라며 예상되는 3가지 어려움으로 △도민을 위한 주요 민생사업 추진 불가 △국고보조사업 집행 불가 △자금 부족으로 인한 연말 사업추진 혼란 발생 등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 지역화폐 발행, 대환대출, SOC 예산 등 추경안 처리 지연으로 허공에 떠

 

한편 불발된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는 민생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예산들이 담겨있다. 도의회 여야의 파행으로 추경안 처리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어려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추경안에는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매출과 소비 진작을 위한 지역화폐 발행예산 385억 원 △고금리 대출을 사용하는 저신용, 저소득자 지원을 위한 대환대출 예산 114억 원 △저출산 극복을 위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121억 원 △남양주 화도-운수 확포장 사업 200억 원 등 장기 미추진 SOC사업 예산 △광역교통기반 확충을 위한 GTX 플러스 용역사업 12억 원 등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국고보조사업의 집행 또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번 추경예산을 통해 국고보조사업 추진에 필요한 지방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만약 추경안 처리가 지연되며 지방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올해 말 관련 사업이 중단되거나 일부 지원을 못 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작금의 경제 위기 여파로 올해 세수는 본예산 대비 1조6000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서다. 추경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일부 사업은 올해 연말 예산 부족으로 사업 자체가 중단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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