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17일 이번주 코스피가 지난주와 다를 바 없는 수준에서 등락하며, 추세 전환보다는 제한적인 기술적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는 지난주 예상치를 웃도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도 국내 증시는 대체로 반등했으며, 당분간 코스피가 2,200선을 앞에 두고 공방전이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코스피는 단기 낙폭 과대 인식이 형성된 탓에 저가 매수세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는 상태로, 특히 이번주 시장의 주요 관심은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와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 10월 금통위 이후, 11월 FOMC 금리 인상 확실시...관건은 12월 ‘인상 폭’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올해 7월 이후 지난주 두 번째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으나, 그에 따른 금리 인상 불확실성 해소로 코스피지수는 상승 전환했다.
한은의 이런 정책 결정의 주된 목적이 환율과 수입물가 경로를 고려한 물가 안정이지만 금리 인상 자체를 환율 레벨을 낮추기 위한 직접적인 개입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연초 이후 통화 약세 폭이 큰 국가들은 자원 수입국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하며, 특히 한은의 금리 인상이 원화 가치를 결정짓는 방향성 재료는 아닐 것으로 판단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4연속 0.75%포인트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12월 금리 인상 폭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현재 10년물 금리 4%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실질 금리가 됐으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운용 입장에서 보면 금리(할인율) 상승이 매우 큰 부담일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실질금리가 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의 금융시장 혼란이 있겠으나, 그것을 정상화라고 보는 시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미국 금리선물 시장 가격에 반영된 내년 초 기준금리 예상치 수준은 연 4.75∼5.00%로 높아졌고, 연준이 내년 금리를 5% 이상 인상할 확률도 35%에 달한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까지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지속되면서 증시 박스권 장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12월 FOMC에서 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지난주 7%에서 71%까지 급격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 국내 3분기 실적, 개별 종목 중요...금리 인상·경기 침체 속 대부분 실적↓
이번주 증시에서는 국내 3분기 기업실적 발표도 주목해야 할 중요한 재료다. 현재의 경기 하강 영향이 실적으로 본격 반영되는 만큼 국내 증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수 있어서다.
특히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개별 종목 모멘텀에 대응할 여력이 낮아질 수 있다.
전문가는 코스피가 2,200선 안팎에서 바닥을 다지는 가운데,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번주부터는 실적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달 초 가장 먼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6조원, 영업이익은 32.73% 하락한 10조8000억원이다.
업계는 국내 1∼2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이달 마지막 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이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예상했다.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전반적으로 ‘저가 수주’ 문제가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국내 게임 업계인 엔씨소프트(036570)와 넷마블(251270),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넥슨은 올 3분기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이 예상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에서는 신용 및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주요 변수는 실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 시장, 中 제20차 당대회에 주목...국내 증시 부담 vs 반등 트리거
이번주 투자자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이달 16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중국 당대회를 주시하면서 주식시장 흐름에 대응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는 이번주도 연준의 긴축 이슈가 계속해서 영향을 주겠지만, 영국 파운드화 흐름과 중국 당대회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한미의 억제력 강화 움직임에 맞대응한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의 이번 당대회는 국내 증시에도 여러모로 부담일 수 있다.
시장은 중국 경기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나오는 이야기들 속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중국 정책부양이 증시 하강압력에 맞서며 일부는 투자심리가 회복할 수 있는 반등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당대회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만큼, 향후 5년간 공산당을 이끌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동시에 과거 정책평가와 앞으로의 정책노선 등을 논하는 자리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번 당대회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및 미국·중국 분쟁과 대만 문제 등의 현안들을 어떻게 논의할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11~14일)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중 2거래일이 오름세로 마감하면서, 전주(2,192.07) 대비 0.93% 상승한 2,212.55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에서 한은 금통위의 빅스텝과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소화, 영국 정부가 무리한 감세 법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090~2,21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330원~1,430원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매수세 기대, 영국 감세 취소 가능성을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연준 긴축 우려, 3분기 기업 실적 등이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추세 전환보다는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 관점에서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이 나올 주가 레벨에는 도달했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지금은 실제 경기둔화가 확인되는 초중반 국면으로, 경기 바닥 시점에 대한 가시성이 높은 시기는 아직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 9월 산업생산(18일),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19일), 미 연준 베이지북 공개·미 9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20일), 유로존 10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중국 공산당 당대회 폐막일(22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