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국감, ‘루나 책임‧비정상적 구조’ 거래소 집중포화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10.07 06:52 ㅣ 수정 : 2022.10.07 06:52

국회 정무위 6일 금융위 국감, 가상자산 주요 쟁점
루나 책임 추궁, 윤상현 “책임자 색출 위해 특검 도입”
“심판이 선수로..” 가상자산 비정상적 구조 도마 위
김주현 금융위원장 “투자자 보호 허점, 제도적 장치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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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올해 국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테라-루나 사태’와 투자자 보호 대책 등이 화두로 떠오른 가상자산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금융당국뿐 아니라 시장 영향력이 큰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집중됐다. 다만 업계 핵심 인물들의 소환이 불발되면서 일각에서는 알맹이 없는 헛심 공방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감사위원들은 지난 5월 가격 폭락사태로 많은 투자 피해를 일으킨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해 관계 기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특히 이를 위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관련 코인의 거래를 중계한 가상자산거래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테라-루나 사태로 28만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피해액은 77조원에 달한다”며 “최대 피해자는 투자자 중에서도 MZ세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의원은 “투자한 사람도 책임이 있지만 책임 주체를 따져보면 간접공모자도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을 알지도 못하면서 찍게 한 정치인들, 안전장치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정부기관, 상환능력을 제대로 보지 않고 투자금을 대출해준 금융기관, 코인의 부실성을 보지 못하고 돈벌이에 매달린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책임 주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책임 주체들이 피해를 분담해야 한다”며 “테라 책임자를 색출하기 위한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검을 도입해 누가 동조했고 공모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기능의 구조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의원은 “지금 가상자산 거래소 구조는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심판이 선수로 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기존 자본시장 거래 구조와 다르게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는 한국 거래소의 상장공시위원회, 시장감시위원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사들의 기능을 모두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두나무(업비트)와 빗썸 증 주요 거래소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나무파트너스 설립 이후 루나 코인에 투자했는데 2년 뒤에 루나코인 업비트 BTC에 상장했고 두나무는 보유한 루나코인 매각해서 1400억의 차액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 뒤 루나 폭락 시작했는데 상장한 코인을 일정기간 보유하는 게 셀프상장 아닌가”라며 “한국거래소가 갖고있는 주식을 상장하는 게 통용되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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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연합뉴스]

 

감사 대상인 금융당국도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하며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권거래 구조와 비교하면 상당히 취약성이 있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되 투자자 보호를 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문제 상황은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빨리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빗썸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의원은 “빗썸을 소유하고 있는 비덴트라는 회사가 순환출자로 계속 몸집을 키워왔다”며 “빗썸의 지배구조는 이니셜과 SG브레인테크놀로지로 나뉜다. 이니셜은 최근 자금출처 의심 보도가 나왔고 SG브레인테크놀로지 측은 김병건 원장이 사기죄로 고소해 기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니셜은 휴대폰 매장에 무선이어폰을 납품하는 2억원 규모의 작은 회사인데 어떻게 했는지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운용했다. 비상장법인이라 자금 출처를 알기도 어렵다”며 “일반적인 금융거래소라면 영업허가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빗썸은 또 이정훈 전 의장의 출석을 두고도 잡음이 일었다. 앞서 이 전 의장은 아로와나 코인을 둘러싼 시세조정 가담 의혹 등과 관련해 정무위로부터 금융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에 이 전 의장은 지난달 30일 정무위 소속 위원들에게 “건강상 문제와 형사소송 등의 사유로 6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기 어렵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이날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빗썸 측은 정무위에 이 전 의장이 경영권에서 물러난 지 1년 이상 돼 현 이재원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정무위는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 만장일치로 이 전 의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 직원의 자택방문에도 불구,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이 전 의장은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국회는 이 전 의장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인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편, 이날 이 전 의장을 비롯해 주요 증인들이 불참해 당초 국감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무위원회는 이번 국감에서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후속조치 일환으로 테라-루나 사태의 진상과 책임규명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날 테라-루나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테라 공동 창업자인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등이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검찰 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표명했다.

 

두나무의 경우 송치형 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해외 출장을 사유로 명단에서 제외되고 이석우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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