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쇼크③] 희망 잃은 부동산시장, 미국 부동산중개회사 주가 10분1 토막
연준 금리인상에 모기지 금리 5주 연속 상승하며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아 부동산 플랫폼 등 줄줄이 하락, 국내 부동산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금리인상폭을 자이언트스텝(0.75%P)으로 결정한 이후 세계증시는 쇼크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이언트스텝은 울트라스텝(1%P) 가능성까지 점쳤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것임에도 지난 7월 깜짝반등과 같은 현상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장은 연준이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또 올려서 연 4.6%까지 끌어올릴겠다는 금리목표에 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미국발 금리쇼크의 파장을 거시경제, 증시, 부동산 등 분야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부당산 플랫폼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오픈도어 테크놀로지는 주가가 연초 15달러선에서 거래됐으나 이달들어서는 3달러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로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지난 2021년 2월 기록했던 39달러와 비교하면 10분의 1도 더 떨어진 것이다.
오퍼패드솔루션스 역시 올초 7달러 부근에서 거래돼던 주가가 현재는 1.2달러까지 내려와 있다.
미국의 부동산 플랫폼 회사들은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하는 단순중개에 치중하는 국내와 달리, 직접 부동산을 사들이고 이를 수요자에게 매각하는 적극적 시장관여자 역할을 맡고 있다.
한때 시장 1위업체인 질로우가 부동산 플랫폼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현재 플랫폼 시장은 오픈도어와 오퍼패드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것이 보편적인 미국에서는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는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다. 미국에서는 집을 구매할 때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은행 모기지 대출을 제외한 차액(다운 페이먼트)을 지불하는데, 모기지 대출비중은 많게는 80%까지 올라간다.
이런 매매형태에서는 모기지 대출금리가 크게 올라가면 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모기지 금리평균은 연 6.29%로 5주 연속 상승하며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올해초와 비교하면 모기지 금리는 거의 2배 가량 올랐다.
모기지를 끼고 집을 사고파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에서 모기지 금리상승은 수요위축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주택가격을 끌어내리는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실제 미국의 8월 기존 주택 판매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1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해도 0.4% 감소하며 7개월 연속해서 주택판매 건수가 줄어들었다.
정책당국은 긴축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주택가격 하락도 정조준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시중에 엄청나게 많이 풀린 돈으로 미국 주택가격은 급속도로 올랐다. 주택가격 상승은 물가에 악영향을 미쳐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주택가격 안정이 급선무일 수밖에 없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택시장도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기간동안 주택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른만큼 가격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국내 부동산시장도 거래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거래규모는 5월 3만7124건, 6월 2만8147건, 7월 2만1836건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달말까지 집계되는 8월 아파트 거래규모는 2만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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