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쇼크②] 끝모를 하락에 개인도, 외국인도 한국증시 이탈 조짐 증권사들 초비상
바닥 모를 주가 하락세 지속에 개인투자자들 투자금 회수 투자자예탁금 올초 대비 10조 이상 감소, 작년 5월 최고치에 비하면 거의 27조원 가까이 급감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금리인상폭을 자이언트스텝(0.75%P)으로 결정한 이후 세계증시는 쇼크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이언트스텝은 울트라스텝(1%P) 가능성까지 점쳤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것임에도 지난 7월 깜짝반등과 같은 현상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장은 연준이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또 올려서 연 4.6%까지 끌어올릴겠다는 금리목표에 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미국발 금리쇼크의 파장을 거시경제, 증시, 부동산 등 분야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연준의 9월 금리인상 이후 전세계증시는 패닉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연준이 연말까지 제시한 금리목표인 연 4.4%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향후 두 차례 남은 통화정책회의에서 최소 한번 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증시에서 투자금을 빼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50조779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초 60조원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조원 이상 줄어들었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 환불금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5월 3일 77조9018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27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최근 3년간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공모주 광풍을 몰고왔던 하이브 공모주 청약이 시중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지난 2020년 10월7일의 47조733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는 자금이다. 이 자금이 줄어든다는 것은 매수기반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가하락을 부추길 공산이 높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가능성이 별로 없는 주가상승을 위해 투자금을 증권사 계좌에 묶어두기 보다는 고금리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 더 유리하다. 특히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주식투자를 하는 빚투족에게는 금리인상과 주가하락은 최악의 조합이다.
개인만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넘어가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식매도 주문을 늘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12조32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4조4331억원어치를 팔아서 모두 16조754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의 급격한 증시이탈로 코스피는 작년 7월 사상최고치였던 3305.21 대비 30.7%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작년 8월9일 1060.60 대비 31.2%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509조9174억원이 쪼그라들어 현재 1804조5000억원을 기록하고 있고, 코스닥 시가총액은 110조1822억원 감소해 332조9038억원에 그치고 있다. 최고치 대비 두 시장에서 줄어든 시가총액은 62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의 이탈로 주식거래규모 자체가 줄어들자 증권사들은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올 상반기에 비상등이 켜졌는데, 하반기에는 실적악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경영성적과 관련해, 전년 동기대비 적게는 20%, 많게는 40% 이상의 실적악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에 적지않은 수익을 안겨주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증권사 실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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