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에 상대적 박탈감 안긴 게임사 'BJ 프로모션' 후폭풍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국내 게임회사와 게임 이용자들의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다.
게임회사들은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비판을 받자 초심으로 돌아가 이용자 친화적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BJ 프로모션이 이용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아낸다는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BJ는 ‘브로드캐스트 자키’(Broadcast Jockey)의 줄임말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1인 창작자를 뜻한다. 스트리머,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BJ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게임회사가 유명 BJ에게 광고비를 주고 자사 게임을 소개하는 프로모션은 관행화됐다.
프로모션 목적은 간단하다. 수 십만에서 수 백만에 달하는 게임 유저들에게 게임 특성을 알려 새롭게 유입시키고 인지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용자들은 BJ가 광고비에 성장 재화까지 받는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한다고 주장한다. BJ들이 광고비를 받아 아이템을 구매해 플레이하는 것을 보며 이용자들의 과금, 일명 ‘현질’(현금 결제 행위)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엔씨소프트가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다.
한 BJ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방송을 대가로 광고비를 받아왔는데 ‘리니지2M’도 방송 횟수로 인정받았다는 내용을 우연히 공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엔씨소프트 측이 “리니지2M은 유튜버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던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는 1년 만에 또 다시 트럭 시위 광경이 연출됐다. 트럭에는 “일반 유저 조롱하는 BJ를 위한 게임, 고객들을 기만하는 프로모션 퇴출하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들은 이용자 모르게 광고가 진행된 것은 결국 ‘뒷광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니지2M 제작진은 결국 같은 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리니지W 프로모션 방송 조건 때문에 기존 리니지2M 이용자들이 즐겨 보던 방송이 축소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며 “해당 내용이 리니지2M 프로모션으로 읽힐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했다”고 해명했다.
게임업계도 이번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사로부터 광고비를 받은 BJ의 프로모션 계정을 다른 사용자들이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게임사로부터 후원 받은 계정을 이기기 위해 일반 이용자가 무리하게 과금을 하는 사례가 적어질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게임회사들은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지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이번 사건을 두고도 이용자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고 반응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중국의 대작 게임 ‘원신’과 ‘천애명월도M’가 이용자 친화적 프로모션으로 화제를 모은 점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