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떠나는 개미②] 개미들 곡소리에도 금융당국 공매도 전면금지 미적
최근 주가하락 틈타 공매도 세력 다시 기승 부리며 코스피200, 코스닥150 구성종목 주가하락 부채질하자 개인투자자들 공매도 전면금지 부활하라 촉구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과 맞물린 달러화 초강세로 주식시장이 주가급락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증시를 떠나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가는 하락하는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0%에 육박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이자부담에 못 이겨 주식을 서둘러 팔고 있다. 더욱이 주가하락을 틈타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자 개인들은 금융당국에 코로나19 초창기에 단행했던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조치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은 거래대금이 올초와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고 주식시장이 활황이던 작년 1월과 비교하면 80% 이상 감소했다. 개인들이 떠나는 위기의 증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주가하락이 계속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초창기 때 단행했던 공매도의 한시적 전면 금지 조치를 재개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주가하락을 틈타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 주식시장 침체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코스피200지수에 새로 편입되었던 하나투어, 케이카, 한일시멘트, 일진하이솔루스 등은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이 되면서 편입 이후 두 자릿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수 편입전에는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지수 편입과 동시에 공매도 거래가 허용되자 공매도 세력이 대거 몰려들어 주가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상장주식 전 정목의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이 시초였다. 이후 2011년 8월과 가장 최근인 2020년 3월에도 공매도를 전면금지시켰다.
2020년 3월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공포에 질려 고점 대비 27% 급락하자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금지 카드를 내놓았다. 6개월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공매도 전면금지는 이후 한 차례 연장되었다가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달러화 초강세로 주식시장이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자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대해 재개한 공매도 허용조치를 전면금지시켜야 한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아직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공매도뿐 아니라 증안기금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혀 공매도 금지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5일 외국계 금융사 CEO들과의 간담회 이후 공매도 금지조치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정책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측면에서 (김주현 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고 말해 공매도 전면금지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금융당국 두 수장의 이같은 원론적 찬성 입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공매도 전면금지가 불러올 후폭풍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가 증시하락의 모든 원흉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줘 주가하락을 막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해 보인다.
2020년 3월17일 공매도 전면금지가 시행된 직후에도 3일 연속 코스피는 떨어졌지만 이후 바닥을 다지면서 3개월만에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더욱이 개인투자자들은 현재의 공매도제도는 기관과 외국인들의 놀이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허용된 극히 제한적인 공매도와 비교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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