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그룹 아비커스, 308조원 대 자율운항 시장 향해 '뱃고동'
‘나스 2.0’과 ‘다스 2.0’ 적용 레저보트로 자율운항과 자동접안 역량 선봬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시장에도 군침...세계시장 진출 본격화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올 연말 美서 시연회 열어 현지 시장 공략”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Avikus)가 향후 308조원에 이르는 거대 자율운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20년 출범한 아비커스는 12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자율운항’ 시연회를 열어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레저보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아비커스는 미국외에 유럽 레저보트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광역시 중구 을왕동 왕산마리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선에서도 레저보트에서도 자율운항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대형 상선외에 연간 수 백만대가 개조되는 레저보트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시연회에는 임 대표를 비롯한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가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시연회는 30분마다 기자 6~7명이 자율운항 선박을 탑승하는 형태로 이뤄진 후 임 대표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자율운항 시장은 현재 초기단계에 머물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규모가 어느 정도인 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 성장해 2028년에는 2357억달러(약 308조원) 규모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아비커스는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진출도 염두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세계 시장을 공략한다고 볼 수 있다.
■ 스스로 장애물 피하는 아비커스 자율운항선박... 원격조종과 자동접안까지 거뜬
기자를 비롯해 취재진 6~7명은 이날 오후 5시께 인천 중구 왕산마리아항서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된 레저보트에 탑승했다.
이준식 아비커스 소형선 자율운항 팀장 안내를 통해 선박이 출항을 시작했고 접안시설에서 약 10~20m 떨어진 후 자율운항을 시작했다.
이 레저보트에는 아비커스가 개발한 항해보조시스템 ‘나스(NAS, Navigation Assistant System) 2.0’이 탑재돼 첨단 자율운항 기술을 뽐냈다.
이 팀장이 이날 공개한 레저보트 자율운항 기술은 출발 전 경로를 입력하면 해저지도를 고려해 지정된 경로로 항로계획을 자동으로 정하고 이에 따라 운항하는 기술이다.
자율운항 선박은 운항 중 부표(물 위에 띄워져 있는 물건) 혹은 다른 선박을 만나면 선박이 이를 자동 감지해 스스로 항로를 조정하고 다시 기존 항로로 돌아와 운항을 지속하는 등 뛰어난 능력을 선뵀다.
이후 시연한 기능은 태블릿 PC를 통한 원격 조종 능력이다. 마치 게임처럼 태블릿만을 이용해 선박의 방향, 속도 등을 자동 조절하는 능력을 갖췄으며 이 시스템은 선내 와이파이를 통해 작동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선박 운항 마무리 단계인 접안 자동화를 소개했다.
선박은 자동차와는 다르게 후진 기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숙련된 운항사라도 접안에 어려움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비커스가 소개한 레저보트는 측면 및 후면에 설치된 카메라 66대를 활용해 주위 환경을 빠르게 파악한 후 선회해 접안을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이 같은 자동접안능력은 ‘다스(DAS, Docking Assistant System) 2.0’이 설치됐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 아비커스, 미국 시작으로 전세계를 자율운항 타깃 삼아
시연회가 마무리된 후 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아비커스 목표, 현재까지의 기술진행 상황 등을 공유하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임 대표는 “우리는 올해 6월 하이나스 2.0을 활용해 350시간 동안 자율운항 및 대양횡단을 성공했다”며 “이는 하반기에 관련 수주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의 일부이며 이를 통해 올 하반기 하이나스 2.0을 상용활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 연말 미국에서 열리는 보트쇼에서 우리 기술이 탑재된 선박 시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자율운항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비커스는 올해 1월 미국 선급 ABS와 ‘선박 자율운항기술 단계별 기본인증 및 실증테스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 7월 ABS로부터 자율운항 2단계 기술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AIP는 새롭게 개발된 기술에 대한 안전성 및 적합성을 평가해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아비커스는 ABS로부터 자율운항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아비커스는 이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 자율운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특히 장기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로이드, DNV 등 유럽 소재 선급과 접촉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임 대표는 “최근 낮은 단계의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210여개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50여년 조선업 역사가 뒷받침된 현대중공업그룹은 전세계 어떤 기업보다 선박 제어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첨단 조종 제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사내에 자동차 관련 운전보조시스템(ADAS) 전문가, 군사용 무인선 개발 전문가 등이 있다”며 “이런 역량을 토대로 전 세계 어떤 회사보다 자율운항 기술력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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