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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발동, TDF로 드라이브 건 운용사들...韓 증시 '안전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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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7.01 14:40 ㅣ 수정 : 2022.07.01 15:01

디폴트옵션, 12일부터 시행...韓 증시, 안전판 등 부양효과 기대도
투자처 TDF, 단점 보완한 ETF 이번이 '처음'...하루 만 10종목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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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00조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미지=freepik,황수분 기자]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이 임박해지자, 자산운용사들이 새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준비하는 등 퇴직 연금 시장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기존 TDF에 상장지수펀드(ETF)의 편리성과 투명성을 가미한 상품들이 시장에 선보이면서 새로운 연금투자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운용사들은 향후 퇴직연금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경쟁적으로 펀드 영업에 나서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들이 연금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디폴트옵션, 12일부터 시행...韓 증시, 안전판 등 부양효과 기대도

 

디폴트옵션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00조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퇴직연금 규모는 커졌어도 가입자가 관심이 없거나 전문성이 부족해 낮은 운용수익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탓에,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발판 마련이 중요해진 터다.

 

1일 펀드 종합 정보 제공 사이트 펀드닥터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국내 전체 TDF 설정액 규모는 8조6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조7241억원)과 비교했을 때 6개월 새 12.4% 증가한 규모다. 2020년 말 4조377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TDF 설정액은 현재 1년 반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자산운용사들이 ETF로 은퇴자산 형성의 핵심수단인 TDF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ETF 형식으로 출시하는 건 편하게 투자가 가능한 데다 투자 비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란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어도 사전에 정한 방식으로 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95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7% 증가했다. 최근 3년간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은 15%를 상회한다.

 

그동안 대부분 직장인은 퇴직연금이 수익률보단 안정적으로 원금을 사수하는 데 방점을 두다 보니, 300조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은행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연 1~2%의 낮은 수익률로 방치돼 왔다.

 

퇴직연금 적립금 일부가 국내 주식시장 등으로 꾸준히 흘러들어오면 변동성이 큰 국내 주식시장에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과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이 향후 증시 부양 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배분 비중이 바뀌기 때문에 매매가 편리한 ETF라도 잦은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TDF는 은퇴시점을 특정 연도로 가정하고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해당 자산 ETF에 각각 투자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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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폴트옵션 투자처 TDF...TDF, 단점 보완한 ETF 이번이 '처음'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타깃 데이트)에 맞춰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로,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 배분한다.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자동으로 변동성을 낮추면서 관리하도록 설계돼 안정적인 수익률을 낸다. 연금 수익율이 낮은 상황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거둘 수 있는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디폴트옵션이 본격화하면 생애주기에 맞춰 운용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디폴트옵션 대상 상품 중 가장 주목받는 투자처는 단연 TDF여서다. 디폴트 옵션 대상 상품은 TDF,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인프라펀드, 원리금보장형상품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 시 TDF 시장이 매년 20% 이상씩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TDF 시장을 둘러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16개의 자산운용사들이 TDF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주요 자산운용으로 꼽힌 삼성자산운용사와 한화자산운용사 키움투자자산운용사가 전일 'TDF액티브 시리즈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10종목을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TDF 상품은 2025와 2030, 2050 등의 숫자가 붙는다. 빈티지라고 불리는 이 숫자들은 은퇴 예상 시점을 말한다. 만약 은퇴 시점과 가까운 빈티지 선택 시, 투자 성향에 따라 이를 앞당기거나 미룰 수도 있다. 

 

투자자의 연령대가 낮을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게 구성하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 연령대별 투자 목표를 잡는다.

 

특히 TDF액티브 ETF 상품은 장외 인기 연금상품인 TDF를 저비용과 환금성, 투명성 측면에서 강점인 ETF와 결합해 공모펀드 대비 매력 있는 새로운 유형의 연금투자상품으로 개발됐다.

 

TDF 특성상 기존에는 구체적인 포트폴리오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단점 탓에,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보완한 TDF를 ETF로 시장에 내놨다. TDF가 ETF로 출시되는 건 이번이 최초다. ETF 장점은 저렴한 수수료와 거래 편의성, 투명성이다. 연간 총보수는 0.14~0.2%로 기존 TDF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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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DF 기반 ETF 경쟁 치열, 하루만 10종목 상장...미래에셋운용 40% 넘어 업계 1위 차지

 

국내 자산운용사들 간 TDF를 기반으로 하는 ETF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달 30일 삼성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의 'TDF액티브 시리즈 ETF' 10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자산운용 KODEX TDF액티브 △한화자산운용 ARIRANG TDF액티브 △키움투자자산운용 히어로즈 TDF액티브 10종목이 동시에 출격했다. 

 

삼성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빈티지 2030, 2040, 2050 상품을 상장하고, 한화자산운용은 여기에다 2060 상품까지 추가로 출시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기존 TDF에서 사용하던 글라이드패스를 적용해 운용하지만,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각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모닝스타와 개발한 글라이드패스를 사용한다.

 

지난달 21일 기준 펀드닥터에 따르면 운용펀드 기준 TDF 시장 규모는 설정액 8조6790억원, 순자산 10조3633억원 규모다. 

 

TDF 상품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4.2%로 업계 점유율 1위를 차지 중이다. 2위는 18.9%의 점유율을 확보한 삼성자산운용이며 한국투자신탁운용(11.4%), KB자산운용(9.8%), 신한자산운용(7.9%), 키움투자자산운용(2.5%), 한화자산운용(1.7%)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미래에셋 TDF 인기 비결은 우수한 중장기 성과에 있다. 3년 및 5년 성과를 비교해 보면 TDF2025, 2030, 2035, 2040, 2045 모두 미래에셋전략배분TDF와 미래에셋자산배분TDF가 수익률 1, 2위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OCIO-DO알아서펀드’는 채권 등 인컴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인컴펀드’, 글로벌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수익펀드’로 나뉜다. 한국투자운용의 경우 20대(1995년~2000년생)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TDF와 타깃인컴펀드(TIF) 출시를 앞두고 있다. TDF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만큼 트러스톤운용은 펀드 보수를 크게 낮췄다. 트러스톤TDF2050의 온라인 클래스 총보수는 0.365%다.

 

트러스톤운용은 글로벌 분산투자를 지향하면서도 국내 자산에 대해선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등 액티브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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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이 지난달 30일 콘레드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TDF ETF를 상장했다. 사진은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사진=황수분 기자]

 

■ 한화운용, 기자간담회 통해 TDF ETF 상장...한두희 대표 "ETF가 투자수단으로 인정받기 시작해"

 

한화자산운용은 TDF를 효율적이고 편리한 투자수단인 ETF로 상장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ETF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퇴직연금 시장 선점을 위해 열을 올리는 중이다. 

 

지난달 30일 한화자산운용은 여의도 콘레드서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화ARIRANG TDF액티브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TDF를 ETF로 투자할 수 있는 전 세계 첫 상품이다.

 

‘ARIRANG TDF액티브 ETF’는 예상 은퇴시점에 따라 △2030 △2040 △2050 △2060 총 4개 종목으로 나뉜다. 특히 ‘ARIRANG TDF2030액티브 ETF’ 기준 총보수는 연 0.14%로 TDF액티브 ETF 중 가장 낮다. 

 

한화자산운용은 글로벌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와 손잡고 글라이드패스 기초지수를 공동 개발했다. 글라이드패스는 한국의 인적자본·자본시장 가정에 근거해 매년 재검토 및 재구성된다.

 

ARIRANG TDF액티브 ETF는 모닝스타의 5개 기초지수를 자산배분의 투자 대상으로 사용해 1만개 이상의 개별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한화자산운용은 유일하게 목표 은퇴 시점을 2060년에 맞춘 2060 상품을 출시했다. 20∼30대뿐 아니라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TDF ETF는 TDF의 장점과 ETF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다”며 “TDF 중 최저 수준의 보수로 장기 투자 시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소액으로도 꾸준히 투자해 자산배분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게 장점이다”고 언급했다. 

 

자산운용업계는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TDF 수요 증가로 TDF 성장은 향후 국내 ETF 시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같은 날 “퇴직연금이나 장기 투자 측면에서 ETF가 투자수단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흔히 ETF는 단기 트레이딩에 좋은 수단으로 봤지만, 여러 편리성과 함께 낮은 보수로 장기 투자에도 부합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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