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환론‧리볼빙 잔액 급증…금융당국, 카드사 대책마련 나설 듯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 대환론 잔액과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이 급증하면서 제2금융권의 부실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내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드업계 CEO를 만난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카드업계의 건전성 관리 등 대책마련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내달 초 여신전문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건전성 관리 강화와 연체율 관리 등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리볼빙 급증에 대한 대책과 관련한 발언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론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 대환론 잔액은 963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8837억원과 비교하면 9%(795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가 같은 기간 155억원에서 261억원으로 68.3% 증가했다. 이어 △현대 1218억원→1495억원(22.7% 증가) △삼성 872억원→976억원(18.0% 증가) △신한 2882억원→3055억원(6.0% 증가) △우리 872억원→914억원(4.8% 증가) △KB국민 2223억원→2328억원(4.7% 증가) 순으로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이들 7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615억원에서 603억원으로 줄어 1.9% 감소했다.
카드 대환론은 카드론 연체자가 갚아야 할 금액을 자시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차주 입장에서는 상환 기간을 조정할 수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카드론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 이미 카드론을 연체해 상환능력이 떨어진 차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카드론의 주 고객이 중‧저신용자인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실 위험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카드 대환론 잔액 증가세는 일반 카드론 잔액 증가세보다 큰 상황이다. 같은 기간 이들 7개사의 카드론 잔액은 33조266억원에서 34조5813억원으로 4.7%(1조5547억원) 가량 증가했다.
결제성 리볼빙 잔액 역시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이들 7개사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6조5960억원이다. 지난해 12월 6조820억원과 비교하면 8.4%(5140억원) 늘어난 것이다.
각 사별로는 롯데카드가 7421억원에서 8299억원으로 11.8% 증가했으며, 이어 △우리 3663억원→3963억원(8.1% 증가) △현대 1조531억원→1조1312억원(7.4% 증가) △신한 1조2722억원→1조3330억원(4.7% 증가) △KB국민 1조2005억원→1조2422억원(3.4% 증가) △삼성 1조416억원→1조766억원(3.3% 증가) △하나 4062억원→4068억원(0.14% 증가) 순으로 증가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이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결제일에 납부하지 못할 경우 일부를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를 이월해 갚을 수 있는 서비스다. 리볼빙과 카드 대환론이 증가한 것은 상환능력이 낮아진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감원은 최근 카드업계와 함께 리볼빙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카드 대환론과 리볼빙 잔액 증가를 보면 부실차주가 늘어나는 것은 맞다"면서 "각 사별로 대손충당금 확보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기인 만큼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우려된다"면서 "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 인상하는 빅스텝이 전망되는 만큼 차주들은 물론 카드사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