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제주항공 김이배 호(號), 화물기·UAM 두마리 토끼 잡는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6.07 16:34 ㅣ 수정 : 2022.06.07 18:48

‘비도진세’ 전략으로 LCC 맹주 자리 지킨다
김 대표 "중·단거리 노선 통해 내년에 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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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7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 메이필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 편집=김영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제주항공이 기존 여객사업에 머물지 않고 화물기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든다. 

 

또한 제주항공은 중·단거리 노선을 집중 육성해 내년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명실상부한 LCC(저비용항공사) 맹주로 우뚝서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내비쳤다.

 

제주항공은 김이배 대표이사 취임 2주년을 기념해 7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 메이필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이정석 경영기획본부장, 박태하 운항통제본부장, 홍준모 안전보안본부장, 고경표 커머셜본부장, 송경훈 경영지원실장 등 임원진이 참석해 제주항공의 현재와 미래 사업전략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여러 경영상황과 정책변화, 신종 코로나바이어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국제상황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발생한 기복을 이겨내느라 제주항공이 어려움이 많았다”며 “주주나 정부의 다각도 지원과 함께 직원들이 잘 따라와 준 덕분에 우리 회사가 경쟁력을 잃지 않고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목적지 국가 가운데 아직 열리지 않은 국가도 있고 항공사 통합, LCC 통합 등을 포함해 수익성 문제가 금방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 항공업계에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우리 제주항공이 LCC 업계 맹주로서 어떻게 할 것인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경영 키워드는 ‘비도진세(備跳進世)’

 

제주항공은 올해 경영 전략 키워드로 ‘비도진세’(備跳進世·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도약을 준비한다)'를 제시했다.

 

이는 경영적인 차원에서 볼 때 '원가경쟁력'과 '재무건전성' 확보라는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티켓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원가경쟁력과 수익성을 모두 움켜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내년에 도입하는 'B737-8' 신기종으로 기단 현대화를 갖춘 후 도약의 발판을 삼을 방침이다. LCC 업계 가운데 현재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는 곳은 없다. 이에 비해 제주항공은 2018년에 NG기종 3대를 도입했으며 기존 항공기를 새로운 기종으로 바꾸기 위해 항공기 40대 구매계약을 마쳐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또한 신규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화물기 사업과 UAM사업 진출 등 신사업 진출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제주항공이 중장기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부분은 살리고 잘하는 부분을 선택해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항공은 핵심 경쟁력이 매우 중요해 제주항공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화물사업과 UAM 사업까지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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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7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 메이필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발언 중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진 = 제주항공]

 

■ 화물사업 경쟁력은 얼마나

 

이날 단연 화두 중 하나는 제주항공의 화물기 사업 확대다. 제주항공은 지난 2월 화물 전용기를 도입하기 위해 리스사와 계약 체결을 끝내는 등 항공 화물 운송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LCC 가운데 화물 전용기 도입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당시 제주항공 측은 “화물 전용기 도입을 계기로 화물 운송 사업을 넓혀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예정”이라며 “제주항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끄는 항공사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 국내 항공 화물 운송 시장의 주축인 대형 항공사와 비교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같은 지적에 김 대표는 “그들(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사업영역과 제주항공 영역은 다르다"며 "반도체 등 중량화물 보다는 특성 화물이나 전자상거래 부분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아시아 쪽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화물사업 수익성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제주항공 수익에 많은 기여한다고 말하긴 어렵고, 기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의미다”라면서도 “우리가 가진 항공기가 화물기로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역량을 바로 활용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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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도심항공교통의 상용화를 위한 ‘K-UAM 상용화를 위한 컨소시엄 출범’ 협약식을 진행했다. [사진 = 제주항공]

 

■ 연속 적자 해결 위해 중단거리에 승부수 띄운다

 

국내 항공사 수익성을 따져보면 국내 LCC 업계 1위 제주항공마저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기준 매출 2708억원, 영업손실 314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812억원, 영업손실 789억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김 대표는 “지금 정부 정책이 인천공항을 아예 모두 개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항공사 수익성 확보를 위한 회복 기간이 빠를 거라고 여겨지지만 목적지 국가의 오픈 시점 회복 속도를 봐야 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금년 회복을 말씀드리기 힘들다”며 “아직 불확실성이 있지만 흑자전환은 내년에 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가장 자신 있는 중·단거리를 중심으로 사업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김 대표는 “제주항공은 다시 한번 LCC 맹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장거리는 대형기를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초기비용이 많이 필요하며 사업이 안정될 때 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결국 단거리에서 비용을 충당해 줘야 하는데 이익이 안 나는 노선이나 시점이 있을 수 있다"며 "장거리 진출보다는 (중·단거리를 중심으로) 항공기를 더 효율적인 신기종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UAM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대해 제주항공은 지난 17년간의 항공사업 운영 노하우, 인적 자원 등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태하 운항통제본부장은 “UAM은 기체에 대한 형식증명, 인증 등을 거쳐야 하는데 법 제도 절차 등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안전한 사업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근간이 제주항공에 있으며 이는 17년간의 노하우와 운항, 정비, 사업전략, 정보기술(IT) 등 인적 자원에 따른 자신감”이라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UAM 사업이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법적 규제와 시행착오가 예상되는데 이를 적절히 잘 수용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최대한 공유할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 UAM 사업이 가장 빠르게 경쟁력을 가진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에 제주항공이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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