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윤석열 정부 출범 후 'BASE(배터리·원자력 발전·반도체·전기차)'가 뜬다
삼성SDI, 미국에 첨단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두산에너빌리티, 한·미 원전협력 최고 수혜 기업
삼성전자, 첨단 3nm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 공개
현대차, 전기차 및 로보틱스·UAM 등에 105억달러 투자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급부상한 BASE(배터리·원자력 발전·반도체·전기차)산업에 주목하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및 재계 총수들과 만난 후 배터리('B'attery), 원자력 발전('A'tomic plant), 반도체('S'emiconductor), 전기차('E'lectric car)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세계 최대 미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급부상한 BASE에 주목하고 있다.
■ 수개월 전부터 미국과의 접촉해온 삼성SDI의 배터리(‘B’attery) 사업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삼성SDI는 25억달러(약 3조1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미국 내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추진해왔다”며 “이는 삼성SDI가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온 미국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리서치 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M/S)이 4.5%를 기록해 LG에너지솔루션(20.3%), SK온(5.6%)과 함께 유력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덩치 키우기'에 급급하지 않고 영업이익 증가 등 질적 위주 성장을 추진해온 삼성SDI는 이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미국 공략에 본격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최첨단 배터리 개발에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빅3' 배터리 업체의 연구개발(R&D) 지출 내역은 삼성SDI가 8776억원으로 가장 많고 LG에너지솔루션 6310억원, SK온 3633억원이다.
누구보다도 질적 성장에 집착하고 있는 삼성SDI는 최첨단 차세대 배터리로 알려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앞설 것으로 보인다.
■ 두산에너빌리티 한·미 원전('A'tomic plant) 협력에 웃음...600조원 시장 정조준
'600조원 시장을 잡아라'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전 세계에서 다양한 형태의 소형모듈원전(SMR)이 개발 중이다. 이는 SMR 시장이 오는 2035년 6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600조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있기 수 년전부터 미 원전기업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 SMR 사업에 협력해왔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따른 수혜자는 단연 두산에너빌리티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강화 프로그램 참여 △한-미 원전기술 협력을 토대로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 강화 △수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와 사용 후 핵연료 관리, 원전 수출 진흥을 추진하기로 합의 했다.
IBK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는 전세계 원전 업체 가운데 SMR 상용화에 가장 앞선 업체다. 게다가 2020년 8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최초로 뉴스케일파워의 SMR에 대한 설계인증을 승인했다. 이 말은 뉴스케일파워가 설계한 SMR이 전세계 어디에서든지 통용되는 기술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고 원전 사업 파트너와 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을 모두 확보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SMR 소재 제작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 SMR 제작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3nm 반도체('S'emiconductor)기술력으로 기술 초격차 나서
이번 양국 정상 회담에서 최초로 공개된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웨이퍼는 전세계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3nm 웨이퍼는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추격하기 위해 개발해온 삼성전자의 '핵심 병기'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설비 규모면에서 TSMC에 다소 밀리는 상황이지만 첨단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3나노 웨이퍼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고성능과 저전력이 필요한 반도체에 활용될 전망이다. 즉 삼성전자는 무작정 덩치를 키우기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정상회담이 있기 전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州) 테일러시(市)를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부지로 선정한 후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테일러시에 건설되는 반도체 신규 생산라인은 올해 상반기 착공에 돌입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 건설과 설비 조성에 투입되는 투자금액은 170억달러(약 21조5000억원)이며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투자 규모 가운데 역대 최대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미국 지방 정부와 협력하고 현지 지역사회 발전 방안 제시 등 여러 방면에서 미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바이든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으로 미국 내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도체 리서치기업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삼성전자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17%를 기록하며 파운드리 강자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파운드리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어 3nm 첨단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 성장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 현대차그룹, 대대적인 전기차('E'lectric car) 공장 투자 및 로보틱스·UAM 투자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전기차 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55억달러(약 6조9000억원) 외에 추가로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AI에 50억달러(약 6조28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총 105억달러(13조1800억원)를 2025년까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수단) 솔루션 기업’으로 더욱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에 전기차 187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3월 발표했다. 게다가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제품군) 17개 차종을 구축할 것이라는 야심찬 비전도 제시했다. 기아차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12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글로벌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2030년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27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미국 투자 계획에 힘입어 2030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총 판매량이 약 300만대에 이르면 두 회사의 전세계 M/S(시장점유율)가 11%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래 핵심산업인 로보틱스, UAM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뤄지는 만큼 단순한 완성차 및 전기차 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굼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은 글로벌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이 해마다 약 29.33% 성장해 2029년에는 3조3000억달러(약 4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스마트 모빌리티에는 전기차를 포함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UAM 등이 포함된다. 다양한 모빌리티 연구를 함께 추진하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서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지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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