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13)] 패션산업, ‘메타버스 마인드셋’을 입다! (上)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5.19 00:30 ㅣ 수정 : 2022.05.19 00:30

[기사요약]
전통 명품 브랜드, 실제와 유사한 모습의 가상 매장 개설
메이저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콜라보 마케팅 활발
가상 세계를 무대로 한 컬렉션도 확산
국내 패션기업, 메타버스 마인드셋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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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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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vogue.com]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최근 맥킨지는 글로벌 패션업계의 최고경영자, 임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2022년 패션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10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그 중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메타버스 마인드셋(Metaverse Mindset)’이라는 트렌드다.

 

영문 그대로는 ‘메타버스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가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는데, 그 내면에는 가상 세계를 단순히 마케팅 채널의 하나로만 볼 것이 아니라 수익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자들의 사회 활동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의류 등 패션상품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자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MZ세대를 주고객으로 한 명품 브랜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글로벌 패션업계의 메타버스 활용 동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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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pparelresources.com]

 


• 전통 명품 브랜드, 실제와 유사한 쇼핑경험 제공하는 가상 매장 구축

 

그 첫 번째 움직임은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쇼핑 경험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가상 매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의 버추얼 부티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브랜드는 파리 생토노레 지역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로마, 멜버른, 오사카, 마이애미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가상현실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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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토노레 지역에 위치한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의 버추얼 부티크 [출처=harpersbazaar.com]

 

이 버추얼 부티크는 실제 매장과 구조, 상품배치는 물론 내부 인테리어까지 똑같다. 방문객들은 마치 실제 매장을 둘러보듯, 가상 쇼룸에 전시된 상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미니 인형으로 만들어진 디자이너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직접 안내하는 돌체앤가바나의 아틀리에 가상 투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펜디(Fendi)는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1층에 위치한 매장의 내·외부를 그대로 모사해 가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매장 구조와 상품 배치, 세부 인테리어와 마감재 등이 실제 매장과 동일한 가상 매장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매장 외부의 에스컬레이터, 주변 상점, 비상구 등까지 현실감 있게 표현해 소비자들은 실제 백화점 매장을 방문한 것과 같은 실재감을 느낄 수 있다.

 


• 메이저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콜라보 마케팅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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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시(위)를 모방한 Roblox 경험(아래). Roblox에서 방문자는 매일 제한된 시간 동안만 유효한 디지털 의류를 구매할 수 있어, 특별하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고 방문자의 재방문을 유도한다. [출처=voguebusiness.com]

 

전세계 수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메이저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콜라보 마케팅도 주목할만하다.

 

예를 들어, 구찌(Gucci)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피렌체의 구찌 가든(Gucci Garden)을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Roblox)’ 내에 그대로 재현하였다.

 

고객들은 가상 공간 속 구찌 가든 내에서 구찌의 패션 아이템을 착용해볼 수 있다. 구찌가든은 2021년에만 2천만명 이상이 방문할 만큼 인기가 높다.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는 게임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포트나이트(Fortnite)’와 콜라보 마케팅을 진행했다.

 

발렌시아가는 자사의 대표적인 컬렉션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다양한 게임 아이템을 판매해 포트나이트 플레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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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attibha.com]

 


• 패션업계의 새로운 시도, 가상 세계를 무대로 한 컬렉션도 확산

 

글로벌 패션업계에서는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가상 인간의 활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이벤트도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막을 내린 2022 밀라노 패션위크에서는 가상 인간이 모델로 등장하고 증강현실을 통해 컬렉션을 감상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패션쇼가 개최되었다.

 

여기서 돌체앤가바나는 가상의 무대와 실제 무대를 결합한 메타버스 패션쇼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많은 갈채를 받았다.

 

무대 중앙의 거대한 스크린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입은 3D 아바타가 가상의 무대를 걸어오다가 실제 무대에 이르자 인간 모델로 바뀌는 환상적인 패션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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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스테파노 가바나(Stefano Gabbana)는 메타버스가 '다른 세대를 위한 것이지만 우리는 궁금하다'고 말했다. [출처=theguardian.com]

 

또한, 앞서 열린 뉴욕패션위크에서도 가상 세계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버추얼 패션쇼가 개최되고, 3차원 홀로그램 모델이 다수 등장하는 등 메타버스와 홀로그램 모델이 화제가 됐다.

 

한편, 발렌시아가는 패션업계 최초로 비디오 게임(Afterworld: the age of tomorrow)을 자체 개발하고, 그 안에서 2021년 가을과 겨울 컬렉션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글로벌 패션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 국내 패션업계, 메타버스 마인드셋 강화 등 다양한 시도 필요

 

최근 국내 패션업계도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신상품에 대한 몰입감과 실재감을 경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마케팅을 시작했다.

 

코오롱 FnC는 여성 모델의 신상품 착용 모습을 360도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가상현실 체험공간 ‘럭키타운’을 운영 중이며, 신세계인터내셔널도 3차원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주요 패션 브랜드의 가상 매장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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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FnC 부문이 전개하는 VR 마켓 [출처=m.apparelnews.co.kr]

 

하지만,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것과 비교해 국내 패션기업들은 가상 매장 구축에 한정된 모습이다.

 

앞으로, 국내 패션기업들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메타버스 마인드셋을 한층 강화하고 실험적 차원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메타버스는 M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는 패션기업들의 마케팅 격전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서는 글로벌 패션산업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패션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살펴보겠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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